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탄저균 테러공포는 탄저균이 치명적인 탄저병을 유발하는데서 비롯된다. 그리스어로 '석탄'(anthrakis)에서 유래된 탄저병(Antrax)은 원래 사람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동물의 전염병이다. 사람이 감염됐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는 잘 감염되지 않고 자연발생율은 10억분의 1정도여서 이번 탄저균 공포는 테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9세기 중반 독일에서 첫 발견된 감염 부위에 따라 피부탄저병, 위장관탄저병, 호흡기 탄저병 등으로 나뉘는데 가장 무서운 유형이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호흡기탄저병이다. 호흡기를 통해 전염돼 확산성이 매우 높으며 초기에 고열, 기침 등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다 호흡곤란, 오한, 부종 등의 증상이 이어지면 혼수상태에 빠지거나정신착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이 탄저균이 몸 안에 침투하면 5-60일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하는데 일단 발병하면 급속히 몸 속의 조직세포를 파괴하는 독소를 만들어 1-2일만에 70-80%가 사망한다. 피부탄저병은 감염된 부위에 깨끗한 거즈를 붙이고 페니실린, 독시사이클린, 시프로 같은 항생제를 투여하면 돼 그다지 위험하지 않다. 위장관 탄저병은 탄저균에 감염된 육류를 먹었을때 걸리며 구토와 고열을 거쳐 심할 경우 폐혈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이 25-60%로 비교적 높지만 발병률은 낮다. 탄저병을 유발하는 탄저균은 사람들을 대량으로 감염시켜 죽이기 위해 생물무기로 전용할 수 있는 얼마 안되는 미생물중 하나이다. 탄저균은 폭탄이나 미사일에 넣어 사용할 수 있으나 테러리스트들은 탄저균을 살포하거나 통풍구에 투입하는 방법으로 퍼뜨릴 가능성이 크다. 탄저균의 포자(胞子)는 몇주동안 실내에서 살아갈 수 있으며 햇빛이나 소독제에 저항력이 강하다. 환자의 95%는 감염된 동물 또는 동물조직과의 피부접촉으로 발생하며 농장이나 가축 취급자들이 감염위험이 크다. 미국의 경우 20세를 통틀어 탄저균 흡입에 의한 환자가 18명 발생했고 마지막으로 환자가 발생한 것은 1976년이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90년 이후 94년 경북 경주 28명(사망 3명), 95년 서울 2명(사망 1명), 지난해 경남 창녕 5명(사망 2명) 등 모두 35명의 탄저병환자가 발생, 6명이 사망했으나 모두 피부 및 위장관탄저병이었고 호흡기 탄저병 환자는 발병 사례가 전혀 없다. (서울=연합뉴스) 조성대기자 sdcho@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