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환율이 감각이 무뎌진 채 1,308원선에서 붙박이 장세를 펼쳤다. 개장가를 제외한다면 오전중 환율 이동거리는 불과 1.20원에 그쳤다. 고정환율제를 방불케하는 시장 흐름이다. 시장을 좌우할만한 요인이 전혀 없으며 위아래 막힌 레인지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20원 오른 1,308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시장 달러/원 환율은 달러매도세가 우세했으며 1,309/1,311원 팔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2.10원 높은 1,309.90원으로 출발한 환율은 이후 오름폭을 조금씩 낮추면서 9시 44분경 1,308.40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추가 상승이나 하락의 기운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가운데 1,308원선에서 게걸음을 거닐다가 11시53분경 1,308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일부에서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보고 보유물량 처분에 나선 것.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매도(숏)마인드가 있으나 뚜렷하게 팔만한 구실이 없다"며 "딜러들도 대체로 레인지 거래를 예상하고 1,306∼1,310원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물량은 어제 많이 털어냈고 결제수요가 흡수해 시중포지션은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며 "달러/엔이 오랜만에 120엔대 중반으로 올라 내일까지도 이 선을 유지하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일부에서 달러되팔기(롱스탑)이 나오고 아래쪽으로 밀어볼 시도가 있을 것 같다"며 "그러나 아래쪽으로 강하게 밀어붙일 만한 요인은 없어 오후에는 1,307.50∼1,309.50원 범위를 거닐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름세를 유지했으며 낮 12시 현재 120.52엔을 기록중이다. 전날 120엔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뉴욕장을 119.91엔으로 마감한 달러/엔은 120.50엔의 1차 저항선을 놓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추가 상승쪽에 무게가 실리는 편. 미조구치 일본 재무성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엔 강세를 원치 않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필요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같은 시각 51억원, 68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중이다. 6영업일째 순매수를 잇고 있으나 이번주 들어 그 규모가 줄면서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편이다. 국내 주가가 소폭 하락한 점이 환율 상승에 심리적인 영향을 안겼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