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참사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테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사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4일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뉴욕 부동산업계 거물 중의 한사람인 피터 몰킨으로 그는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사건이 발생한지 불과 3일만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매입안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그는 이 빌딩 입주자조합의 투자자들에게 최대 5천750만달러까지 주고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문서로 요청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월드트레이드센터가 붕괴된 이후 다시 뉴욕에서 가장 높은 건물의 명예를 되찾았으나 크라이슬러빌딩, 록펠러센터 및 시카고의 시어스 타워와 함께 또다른 테러 대상으로 거론됐던 건물이다. 실제로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사건 이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2번이나 폭탄테러 가능성 때문에 입주자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으며 관광명소인 86층 전망대는 지난주까지 출입이 불가능했고 앞으로도 당분간 주말만 관광객을 받는다. 또 이 곳 입주업체 중 2개는 안전 문제 때문에 나가겠다고 할 정도며 다른 입주업체들도 안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몰킨은 그같은 걱정은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 상황 속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보유법인 '트럼프 엠파이어 스테이트 파트너스'의 최대 주주인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원매자가 여럿 있으며 매입가도 몰킨이 시사한 5천750만달러가 넘는다고 흘리고 있다. 빌딩 보유법인을 대리하는 변호사 레이몬드 해니건은 "몰킨은 수명의 원매자 중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몰킨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안전 문제와 관련, 수사당국자들의 말을 인용, 이 빌딩이 테러의 목표가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97넌 2월22일 당시 69세인 팔레스타인인 한명이 전망대에서 권총을 난사해 관광객 1명을 사망하게 하고 여럿을 다치게 했지만 그는 테러리스트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몰킨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매입 희망이나 원매자가 여럿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측 인사의 말을 감안하면 테러사건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대한 소유욕을 끊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