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코스닥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모양새 갖추기'를 의식한 코스닥위원회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코스닥위원회는 이번 심사에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강원랜드에 내려진 '재심의 판정'은 통상 경미한 사항을 고치거나 추가 확인할 필요가 있을 때 내려진다. 따라서 판정내용이 구체적이다. 그러나 코스닥위원회가 제시한 강원랜드 재심의 결정 이유는 포괄적이고 추상적이다. 오는 2006년까지 잡혀 있는 사업계획과 성장성 여부를 재점검하고 주변 기반시설 확충계획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카지노는 정부가 허가를 내준 정책산업이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힌 것과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강원랜드 사업계획은 대주주인 정부가 마련한 것이고 주변 기반시설도 강원도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예정된 금융감독원의 국정감사를 의식한 결정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국감이 강원랜드 등록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더라도 상위기관인 금감원이 수감기관인 만큼 논란의 소지를 미연에 없애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할 때 강원랜드는 내달 17일 재심사때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위원회측이 재심의 결정을 내리면서 '카지노는 업종상 문제될 게 없다' '강원랜드는 수익성이 뛰어나다'는 등의 설명을 내놓고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카지노 관련주인 코텍과 파라텍은 이날 강원랜드의 코스닥 예비심사 탈락 소식으로 주가가 급락했다. 외국인 대상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 계열사인 파라텍은 이날 오전 보합권에서 움직였으나 강원랜드가 재심의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곧바로 하한가로 급락했다. 종가는 전날보다 2천8백원 내린 2만6백원.내달 31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앞두고 있는 파라다이스가 이번 강원랜드 탈락에 영향받아 코스닥 등록에 차질을 빚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