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테러대참사를 계기로 미국을 중심으로 러시아, 중국 등 3국 정상간의 활발한 전화정상 외교전이 펼쳐지고 있어 워싱턴-모스크바-베이징관계에 새로운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면전을 공식 선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주요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정상회동을 갖고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압박하기 위한 총력외교전을 강화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장 중국국가 주석도 미국의 테러전쟁 돌입에 앞서 자국의 외교적 위상과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을 포함, 아프가니스탄 인근 중앙아시아 국가 및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정상들과 잇따라 전화회동을 갖고 독자적인 외교 대응책마련에 나섰다. 부시 대통령은 22일 메릴랜드주 대통령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푸틴 대통령과 약 1시간 동안 전화접촉을 갖고 20일 대국민 의회에서 천명한 테러와의 전면전 돌입을 앞두고 이에 대한 푸틴 대통령의 협조와 지지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전화정상회동을 가진 것은 테러참사후 이번이 세번째다. 부시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오는 10월 상하이(上海)와 11월 텍사스주 크로포드목장에서 잇따라 미-러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테러참사를 전기로 강대국간 정상외교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도 23일 카자흐스탄과 미 공군기가 배치된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독립국가연합(CIS) 5개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비한 상호 대응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테러참사직후 부시 대통령과 전화정상회동을 가진 바 있는 장 주석도 19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과 잇따라 전화접촉을 갖고 '어떤 군사행동도 명맥한 증거에 입각해야 하며 미국의 대응조치는 유엔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며 미국의 공격을 앞둔 시점에서 외교적 공세를 펼쳤다. 장 주석과 푸틴 대통령도 이에 앞서 서로 전화접촉을 갖고 미국의 테러전쟁 돌입과 국제외교 현안 등 공동관심사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바 있다. 장 주석은 오는 10월 20일부터 상하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부시 대통령과 만나는데 이어 베이징에서 다시 미-중 정상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테러참사이후 빈번한 전화접촉과 잇단 정상회담 등으로 워싱턴-베이징 관계에도 해빙기류가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성수 특파원= ss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