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 참사 이후 지난주 재개장된 뉴욕증시에서는 하루 하루를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 투자자들의 패닉현상은 없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5일간의 거래 중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던 월요일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낙폭 7.1%는 지난 87년 10월19일 블랙 먼데이 때의 22.6%에 비해서는 아주 적은 것이다. 하루 하루의 낙폭이 억제된 것은 '애국적 랠리'의 효과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그간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노력, 또 저가주에 대한 매수세가 기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간 전체로 볼 때는 패닉에 의한 투매가 있었다고 분석될 만큼의 주가폭락이 있었다. 지난주 전체의 다우지수 낙폭은 14.3%였다. 이는 최악의 주가폭락사태가 빚어졌던 87년 10월 블랙먼데이 주간의 낙폭 13.2%에 비해 높은 것이며 대공황기인 지난 1933년 7월21일에 끝난 주간의 사상 최대낙폭기록 15.5%에 근접하는 것이다. 한주간 그만큼 추락한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질 것인가는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을 갖는 사항이다. 그러나 현재는 불확실한 것들 투성이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수석투자전략가 데이비드 블리처는 '이제 바닥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수준이 바닥이냐는 궁금증은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미국 경제상황도 불투명하며 테러 사건 이후의 국제정세도 불투명하다. 웰스 파고 은행의 수석이코노미스트 손성원 박사는 '감원이 멈칫하고 테러에 대한 전쟁결의가 보다 명백해 질 때까지 증시는 위축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주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주에도 '애국적 랠리'외에 주가가 급락할 때 매수세가 있었고 주가가 지난주 14.3%나 떨어졌기 때문에 저가매수세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음주 화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리 변수가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또 적지 않은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매수세도 만만치 않으리라는 것이 이들의 분석이다. 정부가 조기에 경기부양책을 확정해 발표할 경우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적 변수 외에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은 역시 미국정부가 주도하는 테러응징전쟁의 진행과정이다. 전문가들은 '무한정의작전'의 전개에 따라 주가가 크게 오르고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주에는 경기선행지수, 소비자신뢰지수, 내구재 주문, 주택판매 등 통계가 나오나 대부분 테러 사건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어서 중요도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에는 올해 2.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가장 최근 수치가 발표될 예정인데 이 수치는 그간의 잠정치 0.2%에 비해 또 떨어진 0.1%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 수익보고서 공개는 많지 않지만 베어 스턴스, 골드만 삭스와 이번 월드트레이드센터 테러.붕괴 참사로 큰 피해를 본 리먼 브러더스 등 일부 증권사들이 실적 및 전망 공시를 하게 된다. 반도체 메이커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분기실적을 발표한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