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30개국 '카페네스카페(Cafe NESCAFE)'의 마케팅 담당자들이 다음달말 서울에 온다. 한국의 카페네스카페가 왜 그렇게 잘 나가는지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카페네스카페는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으로 한국에는 지난해 12월 진출했다. 1호점을 개설한지 1년도 안됐지만 매장이 벌써 20개로 늘어났다. 크기가 두세평 밖에 되지 않아 매장수가 큰 의미를 갖지는 못한다. 하지만 올 상반기 총 판매실적이 1백만컵을 웃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매장별 하루 평균 매출이 3백만-4백만원에 달한다. 평당 매출이 국내 커피전문점중 최고다. 카페네스카페의 실적은 미국의 스타벅스와 시에틀베스트, 이탈리아의 세카프레도 등 경쟁업체들이 대거 진출한 상태에서 거둔 것이기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카페네스카페의 성공비결은 뭘까.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최우찬 매니저는 건물주와의 윈윈전략, 매장마다 다른 고객 밀착 마케팅, 가격 경쟁력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건물주와의 윈윈전략 =건물주의 입장에서 볼 때 두세평 크기의 카페네스카페는 건물 전체의 손님 수와 체류시간을 늘려 주는 예쁜 세입자다. 건물주인이 인테리어비용을 지원하면서까지 입점을 권유할 정도다. 따라서 요지에 매장 자리를 쉽게 확보하고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게 카페네스카페측 설명이다. 역삼점 1층에 두평을 내준 의류매장 아이겐포스트의 마케팅담당 박경화 대리는 "까페네스카페를 입점시킨 후 월 매출이 8% 정도 늘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장마다 다른 전략 =모든 프랜차이즈사업의 기본은 인테리어와 맛의 표준화. 하지만 마케팅만큼은 매장별로 차별화했다. 20대가 많은 서울대역점에서는 초콜릿을, 30~40대가 많은 오류역점에서는 지하철패스를 나눠줬다. 할인점에서는 워킹벌룬맨 행사를 열어 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끌게 만들었다. 적절한 포지셔닝과 가격경쟁력 =미국 본사가 직영하고 넵킨과 빨대까지 매뉴얼에 따라 수입하는 스타벅스와 달리 카페네스카페는 커피콩만 사다가 청주공장에서 볶아서 쓴다. 소모품은 대부분 현지 조달한다. 로열티도 없는 만큼 커피값이 25~30% 싸다. 스타벅스와 직접 경쟁할 필요가 없는 틈새시장을 노린 것. 사실 최우찬 매니저는 스타벅스의 매장을 개발하고 인테리어를 꾸몄던 바로 그 사람이다. 스타벅스를 국내에 들여온 신세계백화점 기획실에서 97년부터 만 3년 동안 일하다 작년 9월 카페네스카페를 준비하던 한국네슬레로 스카우트됐다. 그는 "1조원 규모의 국내 커피시장에서 원두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지금은 원두커피시장을 늘리는게 중요한 단계라 스타벅스를 포함한 모든 테이크아웃전문점을 협력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