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두루넷에 대해서는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숫자밖에 모르는 젊은 친구들이 경영하는 덩치 큰 벤처기업"이라고 폄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글로벌 스탠더드를 실천하는 선진국형 다크호스 기업"이라고 추겨세우는 사람도 있다.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것은 경영진이 미국에서 공부한 30대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색채가 강한 통신업계에서 닷컴기업과 비슷한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니 입방아에 오르내릴 만하다. 두루넷은 올들어 일본 소프트뱅크 자금을 끌어들여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1백만명을 돌파하며 안정궤도로 진입하고 있다. ◇해외파 30대 경영진=12명의 이사 중 이재현 사장(37)과 임창무 부사장(40),박주만 이사(34),자회사인 코리아닷컴의 김용회 사장(34)등 4명이 경영 전반을 이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36.3세. 두루넷은 '30대가 이끄는 벤처기업'인 셈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공부한 전문가란 점에서도 일치한다. 이 사장과 김 사장은 각각 하버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MBA를 받았고 임 부사장은 에모리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땄다. 박 이사도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을 나왔다. 이들은 두루넷이 나스닥에 상장된 99년 이후 입사해 투자유치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9월 인터넷기업인 코리아닷컴을 설립해 기틀을 다졌고 산업은행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재무구조를 안정시켰다. 이들은 상하간에 유연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만들어 직원 개개인의 역량을 극대화하는데 힘쓰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 투명경영=두루넷 사외이사 2명은 외국인이다. 이들은 이사회가 열릴 때마다 국내로 들어와 경영전반에 관해 꼬치꼬치 캐묻는다. 임원들의 급여와 스톡옵션,업무에 대해서도 엄격하게 평가한다. 사외이사의 권력이 이 정도니 투명하게 경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재현 사장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투명경영을 하고 있는 만큼 곧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달에 한차례 이상 해외에서 열리는 IT(정보기술) 관련 세미나 및 컨퍼런스에 참석한다. ◇파워콤 인수가 현안=두루넷은 현재 1백15만명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작년말(76만명)에 비해 50% 남짓 늘어난 규모다. 또 내년 상반기 중 손익분기점인 1백50만명을 돌파하고 2003년께면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초고속인터넷 사업을 안정적으로 벌이기 위해선 전국적인 기간망을 갖고 있는 파워콤과 '한몸'이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런 판단에 따라 파워콤의 전략적 지분 인수에 나섰다. 두루넷은 파워콤을 인수하고 나면 초고속인터넷업계에서 입지를 강화함은 물론 기간망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