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미국 테러에서 민간 여객기가 미국 심장부인 뉴욕 세계 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충돌한 테러 방식은 소설을 통해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지난 95년 출간된 미국 저명 작가 톰 클랜시(Tom Clancy) 원작 `적과 동지(Debtof Honor)'에서는 일본 극우 성향의 민간항공기 기장이 비행기를 몰고 의사당으로돌진하는 장면이 나온다. "약 300t의 기체와 연료가 300노트의 속도로 건물을 덮쳤다. 비행기는 충돌하자마자 폭파되고 의사당 건물의 바깥 회랑이 산산 조각나면서 곧이어 화염이 온 건물안을 휩싼 채 건물이 붕괴된다" 클랜시 작품속에서 747 보잉 항공기가 의사당 건물에 부딪히는 모습을 묘사한것이다. 이번 사태에서도 미국의 민간항공기 4대가 동시에 납치돼 테러에 이용되거나 추락했으며 특히 세계무역센터 건물이 화염에 휩싸인 채 붕괴되거나 세계 전략의 핵심건물인 펜타곤이 일부 붕괴된 것도 소설속의 장면과 비슷하다. '적과 동지'에는 특히 일본 기장이 비행기의 착륙이나 회항을 거부한 채 의사당건물로 곧바로 돌진하는데도 관제탑이나 경호원, 미 공군이 허를 찔린채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이 묘사돼 있다. "저자가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 관제탑의 두 관리는 서로를 쳐다본 채 곧이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됐으나 말그대로 손 하나 쓸 수 없었다. 기지 사령관에게 전화하는 것도 사건 발생 자체에는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한채 하나의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한편 출간 당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던 이 작품에 대해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과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지등은 "있을 법한 일(plausible)"이라고 평했었다. 클랜시 작품의 다수는 `패트리어트게임'같이 영화화됐으며 '적과 동지'는 일본과 미국이 어제의 동지 관계에서 적으로 뒤바뀐 가운데 분노에 가득찬 일본 기장이의사당 건물로 비행기를 몰고가는 테러로 대통령이 사망한다는 줄거리를 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