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이한동(李漢東) 총리를 유임시키고 민주당 대표에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을 내정함에 따라 '빅3'중 하나인 청와대 비서실장에 누가 기용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대통령은 당초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 남궁진(南宮鎭) 정무수석 중에서비서실장을 발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두 사람 모두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발탁할수 있도록 고사, 후임 비서실장은 청와대밖 외부인사를 기용키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따라 김 대통령은 박 수석과 남궁 수석은 각각 유임시키기로 하고 "덕망있는 외부인사를 물색하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통령이 외부인사를 비서실장에 기용키로 한 것은 박 수석 등의 고사도 있었지만 한 실장을 당 대표로 내정한 상황에서 비서실장 마저 내부에서 기용할 경우당안팎의 반발이 거세질 것 등을 우려한 선택으로 보인다. 또한 동교동계가 여권 핵심부의 주요 포스트를 장악하는데 따른 비판 여론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후임 비서실장은 비동교동계는 물론 정치색이 약한 `덕망가형' 또는`실무형' 인사가 기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은 "능력이 있고 국가에 봉사하고 국민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는 덕망있고 신념이 강한 분이 오시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청와대는 이러한 인선기준에 맞는 마땅한 인사를 찾지 못한 것으로알려졌다. 고위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서실장 인선은 아직 백지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김 대통령이 `덕망있는 외부인사'라는 인선기준을 제시한 만큼 행정경험이풍부한 정치권밖의 인사가 발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에 따라 한승헌(韓勝憲) 전 감사원장, 이헌재(李憲宰) 전 재경부 장관, 김종인(金鍾仁) 전 의원, 최인기(崔仁基) 전 행자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호남출신인 한광옥 실장이 민주당 대표로 내정됨에 따라 영남권 인사가발탁될 것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장영철(張永喆) 노사정위원장, 권정달(權正達) 자유총연맹 이사장, 김기재(金杞載) 민주당 최고위원 등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