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철 우리금융지주회사 회장과 라응찬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이 국내 금융계의 선두주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자존심 경쟁을 벌이게 됐다. 윤 회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상반기 중 우리금융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윤 회장은 이어 "오는 2003년 상반기에 해외증시 상장을 완료하고 2003년 하반기중 공적자금을 상환해 민영화를 1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또 우리금융은 오는 2004년까지 총 자산 1백30조원, 당기순이익 1조8천억원, 총자산이익률(ROA) 1.8%, 고정이하 여신비율 2.0% 수준을 달성해 우량금융지주회사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윤 회장은 "기업금융분야뿐만 아니라 개인대출 등 소매금융분야에서도 핵심역량을 키워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신용카드 투자은행 캐피털 보험 쪽의 업무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은 이달중 전산분야(IT) 자회사를, 11월중 자산관리회사(AMC)를, 연내에 독자적인 신용카드사를 각각 설립할 계획이다. 라 회장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9월1일 신한금융지주회사가 공식 출범한다"며 "증권 보험 등 서로 다른 영역에 있는 자회사 간의 유기적 연결을 통해 금융서비스 분야의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라 회장은 "현재 신한생명의 보험상품을 은행창구에서 판매하는 등 이(異)업종간 교차판매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당국에 지주회사 체제에서 시판할 수 있는 상품들의 판매 허용을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융지주회사체제를 통해 고객들은 더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회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그동안 닦아놓은 기반을 적극 활용해 업무 영역을 계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이날 오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설립 본인가를 받았으며 1일 설립 등기와 함께 지주회사로 공식 출범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회사와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오는 11월 출범예정인 국민.주택 통합은행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을 주도하는 3강 체제를 이룰 것으로 금융계는 내다보고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