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수확기 이후 쌀값을 시장기능에 맡길 경우 1가마에 2만원 정도 떨어져 전체 쌀 농가소득이 작년에 비해 1조원 가량 감소될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21일 농협이 올해 초 중앙대 산업경영연구소에 용역의뢰한 「양곡 생산.소비.유통구조의 변화에 따른 미곡종합처리장 운영 및 양곡정책방향」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을 쌀 농가판매가격은 순수시장 기능에 의해 값이 형성될 경우 80㎏(중품)기준으로 최대 13만7천22원, 최소 13만1천433원으로 추정됐다. 이같은 쌀값은 2000년 농가평균 판매가격인 15만9천252원에 비해 13.9%가 하락한 것으로, 쌀값 하락으로 전체 쌀 농가소득은 9천609억∼9천963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쌀 농가소득 감소액은 가격하락폭에 올해 시장출하량 예측치(345만8천300∼358만5천600t)를 곱해서 계산했으며, 생산비는 고려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 쌀 재배농가 호당(79만호 기준) 소득 감소 추정액은 121만∼126만원이며, 호당 쌀소득을 531만원(99년 수준)으로 볼 때 22.7∼23.7% 감소하는 셈이다. 보고서는 이같이 쌀 농가소득 감소를 전망한 것은 쌀 소비부진과 재고증가로 올해 쌀산업이 공급과잉상태로 예측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쌀 생산량은 기상이변 등이 없는 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는 534만3천∼542만9천t 정도로 예상되지만 소비량은 해마다 줄어 올해는 504만7천∼509만7천t으로 작년의 512만6천t 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올 연말 쌀재고량이 최대 157만9천800t에서 최소 137만2천800t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돼 과잉 물량을 정부가 흡수해 주지 못할 경우 사회문제로 부각될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양정정책을 양질미 정책으로 전환하고 수확기에 시장격리물량을 공표한 후 시장격리방안으로 대북 쌀지원과 오래된 쌀 식용 이외 용도 전환, 신곡 위주의 학교급식 및 군량미 제공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연구책임자인 윤석원(산업경제학)교수는 "계속되는 쌀 공급과잉으로 올 가을 수확기에 쌀값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정부가 단기적으로 시장에 출하될 물량을 흡수해 일정수준의 쌀 가격을 유지하고 장기적으로는 양질미 정책으로 전환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재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