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7일 여야 영수회담과 관련, "대통령이 지금 어려운 정치국면을 피하기 위해 정치쇼로 하는 회담이라면 안하니만 못하다"면서 "먼저 야당을 대화 상대로 진심으로 존중하고, 그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미리 배포한 서울 시국강연회 인사말에서 "나는 언제든 만날 용의가 있지만 지금 당장 만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며, 만나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책임을 질줄 아는 영수회담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야당총재에 대해 시정잡배만도 못한 저질스런 허위비방과 인신공격을 일삼는 한심스런 여당의 행태를 보면서 나는 대통령의 영수회담 제의에 과연 어느 정도의 진실성이 담겨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대통령의 8.15 경축사를 보면 진실이 없고 위기의식이 없으며, 이렇게 현격한 인식차이가 있는데 영수회담을 통해서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대통령은 정권연장에 집착하지 말고 남은 임기동안 민생과 경제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고, 지금의 상황을 총체적 국가위기로 겸허하게 받아들여 진정한 국정쇄신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라"고 주장하고 "언론탄압을 당장 중단하고, 조건없이 국정조사에 임하고, 김정일(金正日) 답방에만 매달리는 대북정책을 중단하고,남북문제를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국민앞에 확실하게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