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순(金容淳) 북한 노동당 비서가15일 조국통일 3대헌장 기념탑에서 열린 '2001 민족통일 대축전' 개막식과 만찬 등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올초부터 공식석상 참석횟수가 크게 줄어 한때 실각설, 숙청설이 제기되기도 했었던 김 비서는 이날 특유의 다변과 화려한 제스처는 없는 대신 신중한 모습으로 일관했다. 이날 오후 7시께 기념탑 아래에서 열린 개막식에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 그의 표정은 밝았으며, 낯설지 않은 남측 대표단과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 비서는 이날 밤 10시 45분께부터 만수대예술극장 연회장에서 열린 만찬에도 참석, 김 상임위원장과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 강능수 문화상 등과 헤드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김 비서는 남측 대표단의 김종수 2001 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 상임본부장 손장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공동의장 등이 동석한 이 자리에서 대화에 적극 나섰지만, 종전처럼 좌중을 압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남측 대표단의 방북이 늦어진 현실이 아쉽다"며 남측 정부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비친 김 비서는 '통일의 꽃' 임수경씨와 포옹하며 친근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임씨는 이에 대해 "지난 89년 방북때 북한 반핵평화위원장인 김 비서와 만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씨가 김 비서의 아들을 거론하며 "만나고 싶다"고 하자 김 비서는 "아들이 자기 책상에 (임씨와) 함께 찍은 사진을 걸어놓고 있다"고 화답했다. 임씨가 "아드님이 당시 집에 초대한다고 했는데 지금도 평양에 살고 있느냐"고 묻자 김 비서는 "물론이다. 그런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 그런 날을 앞당기기 위해 활동을 많이 하시오"라고 당부했다. (평양=연합뉴스) 권경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