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기업퇴출제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우량 상품만을 공급해야할 증권거래소 시장에 '불량상품'들이 지나치게 오래 방치되고 있어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15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현재 898개 상장종목 가운데 관리대상에 편입된종목은 전체 상장종목의 14.5%인 130개에 달하고 있다. 이중 연합철강 등 일부 종목은 상장사 주식분산기준 미달 등 형식적 요인으로인해 관리종목으로 편입돼있으나 대부분의 종목은 법정관리 및 화의,부도,자본전액잠식,감사의견 부적정 및 의견거절 등 부실로 인해 관리종목에 편입된 상태다. 상장폐지기준이 수차례 강화됐지만 실제 퇴출은 극히 적어 지난 외환위기 이전에 관리종목으로 편입돼 4년이 넘은 종목이 30개를 넘고 있으며 2개 종목은 지난 80년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버젓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부실한' 상장폐지기준은 기업부실은 물론, 심지어 주가가 일정수준에미치지 못해도 일정기간의 소명후 즉시 상장폐지조치를 실시하는 미 나스닥시장 등의 적극적 투자자보호조치에 비하면 크게 모자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식시장 최장수 관리종목기업인 스마텔(구 정풍물산)의 경우 지난 80년 7월23일 지정된 이후 회사정리절차 등을 거쳤으나 사실상 영업정지상태에 있는 등 비정상적 상태임에도 여전히 '상장사'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 2월에는 한 때 주가가 4만원선을 넘었다가 이날 현재 2천원대에 머물러있는 등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흥아해운 역시 지난 84년 최초지정 이후 회사정리절차의 진행과 자본전액잠식으로 관리종목 편입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주식시장에 건재한 상태다. 이같은 비정상적 상태는 지난 80년대에는 사실상 상장폐지제도가 없는 상태였는데다 지난 88년 제도강화이후에도 자본전액잠식의 경우 시한을 6∼7년으로 두는 등너무 유화적이었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증권거래소 상장공시부 관계자는 "특정사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뒤 이를 해소할 시점에서 또다른 사유로 지정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으나 해당 사유만 해소하면 기한이 새로 적용되기 때문에 종목 자체의 지정기한과다를 이유로 상장폐지 등의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7월1일 자본전액잠식 등의 사유에 대해 해소기한을 2년으로 단축한 조치에 따라 내년 상반기말 자본전액잠식,법정관리 등 부실기업에 대해심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