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오는 16일부터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잠정 합의함에 따라 각당은 특위위원 선임 및 자료수집, 증인 선정 등 실무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증인채택 협상 등이 남아있어 국정조사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여야는 일단 향후 정국전개의 중요한 고비가 될 언론국조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민주당 = 국정조사를 통해 언론기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조세정의 및 과세형평 차원에서 이뤄진 것임을 적극 부각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특위의 명칭도 '언론사 세무조사의 적법성과 타당성에 관한 조사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로 정했다. 또 당 몫으로 할당된 특위 위원 8명을 선임하기 위해 우선 2배수로 안을 마련, 16일께 원내대책회의를 열어 위원장과 위원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위원장 후보로는 조순형(趙舜衡) 김덕규(金德圭) 이 협(李協) 의원 등 3명을 추천했으며, 위원 후보는 김경재(金景梓) 정동채(鄭東采) 심재권(沈載權) 의원 등 법사위, 정무위, 재경위, 문화관광위 등 세무조사 및 언론 관련 상임위원을 중심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증인.참고인의 경우 언론사 탈세고발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를 준용,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인사를 중심으로 선정하되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한광옥(韓光玉) 대통령 비서실장 등 당정의 고위 정책결정자들은 증인으로 부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거나 범죄 혐의가 드러난 언론사주에 대해선 예외없이 청문회장에 세운다는 방침이다. 보고기관으로는 세무조사의 주체인 서울지방국세청에 한정하기로 했으며, 야당이 요구하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청의 기관보고 및 관련자의 증인 출석은 거부키로 했다. 이상수(李相洙) 총무는 14일 "언론국조특위는 언론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적법하고 타당한 절차를 통해 실시됐는지에 국한해 활동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한나라당 =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이날 강원도 원주 시국강연회에서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음모의 작성.실행과정에 관계가 있는 사람들은 일절 성역을 인정치 않고 잘못을 추궁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지난달 25일 단독으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한 이후 조사활동을 해온 당 국조특위를 중심으로 국회 특위위원 선정작업에 들어가는 등 국정조사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이재오(李在五) 총무는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있는 상임위 간사인 안택수(安澤秀.재경위), 고흥길(高興吉.문화관광위), 이성헌(李性憲.정무위), 김용균(金容鈞.법사위) 의원 등은 당연직으로 특위위원에 포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증인.참고인의 경우 안정남(安正男) 국세청장과 손영래(孫永來) 서울국세청장, 신승남(愼承男) 검찰총장,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은 물론 한광옥(韓光玉)청와대 비서실장, 박지원(朴智元) 정책기획수석, 김한길 문화관광장관도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비서실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를 보고요구기관에 포함했으며, 국가정보원, 국정홍보처, 검찰청, 세무조사를 받은 23개 언론사 등은 서류제출 요구기관으로 정했다. 이 총무는 "여당이 언론사주의 증인채택을 요구할 경우 국정조사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는 만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당 언론자유수호비상대책특위 박관용(朴寬用) 위원장은 성명에서 "세무조사를 명분으로 진행되고 있는 언론압살 정책은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국조를 통해 이같은 음모를 파헤치고 분쇄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자민련 = 조사당국과 언론사 양측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냉정한 시각으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한다는 기본입장을 정했다. 그간 민주당과 한나라당간 공방에서 한발짝 비켜 서서 신중한 행보를 해온 연장선에서 국조에 임한다는 것. 2명이 배정될 특위 위원으로는 언론인 출신으로 문화관광위 소속인 정진석(鄭鎭碩) 의원을 '당연직'으로 보고 있고, 다른 1명은 시간을 두고 선임한다는 방침아래 우선 원내총무실 등 실무진 중심으로 관련자료 수집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이완구(李完九) 총무는 "언론 사주의 신병처리는 신중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해 국정조사 청문회때 사주 출석 문제에 대해서도 신중한 태도를 취할 뜻을 비쳤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이강원 고형규기자 gija007@yna.co.kr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