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부동산투자회사법의 시행 이후 지지부진하던 리츠(부동산투자회사)회사 설립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몇몇 회사는 기업구조조정(CR)리츠설립 작업이 마무리 단계다. 세제혜택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일반리츠 설립을 위해 예비인가 신청을 준비중인 회사들도 나오고 있다. 이들 회사는 앞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예상 수익률을 제시할 것이다. 예상 수익률은 대개 금융회사들이 내놓는 상품보다 높게 제시될 것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부동산투자회사 제도의 근간이 되고 있는 미국 리츠의 수익률은 국내 리츠회사가 내세울 수익률의 한 예시가 될 가능성도 있다. 1972∼2000년 동안 미국 지분형 리츠의 연평균 수익률은 연 12.45%였다. 이는 같은 기간중 미국 장기국채의 수익률(연 9.09%)보다는 높고 S&P 500지수 수익률(연 13.18%) 및 소형주 수익률(연 14.65%)보다는 낮은 것이다. 다시 말해 리츠 주식은 채권보다 위험하나 일반 주식보다는 안정적이다. 또 채권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나 일반 주식보다는 낮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리츠주식은 기초 자산이 부동산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물가상승과 같은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할 수 있는 특성도 있다. 그런데 국내 리츠회사의 예상 수익률과 미국 리츠의 평균 수익률이 비슷한 궤적을 그릴 것이라고 단언하기 쉽지 않다. 양국의 부동산거래관행 리츠운영경험 부동산관련법규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현행 부동산투자회사법으론 수익률을 높이는 데 여러가지 장애요인이 발견된다고 업계에선 말들이 많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때 투자자들은 리츠회사가 내세우는 예상 수익률의 달성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스스로의 판단기준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투자자관점에서 예상 수익률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판단기준은 크게 두가지다. 먼저 부동산투자회사의 신뢰성을 따져봐야 한다. 주주구성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이 신뢰성의 판단근거가 될 수 있다. 부동산투자회사도 일반법인들처럼 주요 주주들을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주주구성을 살펴볼때 주요 주주들의 부동산 운영경험을 꼼꼼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말 그대로 부동산투자회사는 부동산에서 수익을 올리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또 부동산투자회사의 투명성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기준이다. 일반인이 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한다는 것은 부동산투자회사의 미래가치를 믿는다는 행위다. 부동산투자회사는 출범초기부터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시시콜콜한 정보일지라도 투자자에게 항상 제공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는 차별화해서 투자해야 할 것이다. 투자자의 마음가짐도 기존의 부동산 투자행위와는 달라져야 한다. 미국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우리나라 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도 부동산을 통해 과거처럼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자들에게는 적합한 상품은 아니다. 부동산투자회사에 대한 투자로 막대한 부동산 개발이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 이소한 교수 < 동국대 경영학과 sohan@dgu.ac.kr > ◇약력=△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미시간대 경영학박사 △한국재무관리학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