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인터뷰] 제임스 J 시로 .. 서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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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야 말로 외국인의 직접투자를 늘리고 경제발전을 이루는 선결 과제입니다"
최근 서울을 찾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J 시로는 "불투명성(Opacity)이 클 경우 한 국가의 경제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금융제도나 법적환경 회계규정 등의 개선을 통해 국가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PwC는 세계 최대 회계법인 및 경영컨설팅 회사로 국내에서는 삼일회계법인과 제휴를 맺고 있다.
그는 "한국경제와 기업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투명성 결여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이 높아지는 등 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투명성이 낮을 경우 외국인의 직접투자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월 PwC가 발표한 경제사회 불투명성 지수에서 한국은 35개국 가운데 5번째로 시장환경이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됐다.
외환위기 후 구조조정을 통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한국정부와 민간부분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개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데 지지를 표한다.
하지만 투명성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 구조조정 등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하다.
한국이 투명성 개선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이 있으며 이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불투명성 지수가 갖는 의미는.
"중남미 국가들을 예로 들면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 칠레는 불투명성 지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또 다시 경제위기에 빠진 것은 투명성이 국가경제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분야별 한국의 투명성은 어떤가.
"올해 조사에서 한국의 총체적인 투명도는 35개국중 31위를 차지했고 특히 회계기준 및 관습의 투명성에서는 최하위였다.
규제의 투명성은 32위, 법적제도의 투명성은 31위, 경제정책의 투명성은 23위, 부패부문에서는 19위로 평가됐다.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국가투명도가 가장 높은 싱가포르에 비해 35%에 상당하는 추가적인 준조세를 부담해야 한다"
-한국의 시장이 불투명해 외국인이 투자를 꺼릴 수 있다는 얘기인가.
"불투명성과 자본비용 사이에는 확실한 상관관계가 있다.
지난 4월 조사에서 한국은 투명성이 높은 싱가포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1백2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할지라도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게 마련이다"
-PwC뿐만 아니라 많은 기관 및 단체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의 걸림돌로 시장의 불투명성을 지적해 왔다.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은행권의 회계규정이 지난 97년부터 2000년까지 계속 바뀌었다.
비교가 불가능하고 향후 예측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금융기관의 문제성 여신도 해결해야 한다.
감독이나 규제의 일관성도 중요하다.
규제의 강도를 높였다가 낮추는 등 일관성이 결여되면 안된다.
불확실하거나 부적절한 제도나 법률도 개선돼야 한다"
-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공인회계사의 검토제도를 도입하고 기업 내부의 회계 통제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재무정보를 입수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현금흐름에 대한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정치권의 관여나 금융기관의 감독과 관련된 문제들도 개선돼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번 수립된 정책이 계속적으로 적용되는지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회계기준의 일관된 적용, 재무제표의 비교 가능성에도 주목해야 한다"
-기업구조조정 분야에서 오래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의 구조조정 진척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한국정부의 구조조정 추진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은 알고 있다.
구조조정을 추진하다보면 경제적 필요성과 고용안정이라는 문제가 상충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법(Magic Solution)'은 없다.
다만 생산성 향상 및 세계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 및 회사, 노동자측이 서로 양보하면서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할 수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