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의 물꼬를 틀 마땅한 톱타자가 없어 고민하던 프로야구 8개구단이 후반기들어 선봉장들을 찾았다. 올시즌 초반부터 확실한 톱타자감을 마련한 팀은 부동의 1번 타자 정수근을 보유한 두산과 통산 도루왕 전준호가 지키고 있는 현대, 빠른 발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둘째라면 서러워할 김수연의 한화 정도. 여기에 지난 6월부터 김재현을 1번으로 기용하고 있는 LG 정도가 그나마 톱타자의 주인을 빨리 찾은 케이스였다가 나머지 4개 구단도 시즌 내내 톱타자 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를 놓고 저울질 해오다 후반기 들어서야 긴 실험에 마침표를 찍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롯데의 김주찬. 전반기동안 하위 타선에 들락거렸던 김주찬은 선두 타자로 기용된 26일 이후 4경기에서 타율 0.529(17타수 9안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6득점, 톱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기간에 최하위 롯데는 `김주찬 효과'로 2승1무1패로 선전하며 김명성 감독의 타계로 침체됐던 팀 분위기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SK도 채종범과 윤재국 등을 톱타자로 기용해오다 최근 들어 조원우를 톱타자로 낙점했다. 주로 2번을 맡으면서도 타율 2할4푼대에 머물던 조원우는 톱타자로 기용된 7월22일 이후 5경기에서 타율 0.450(20타수 9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강병철 감독의 오랜 고민을 말끔히 해결했다. `믿는 도끼' 타바레스에게 발등을 찍혔던 해태도 타바레스 퇴출 이후 김종국을 톱타자로 기용해 재미를 보고 있다. 6월21일부터 붙박이 톱타자로 나선 김종국은 이후 열린 23경기에서 단 4경기만 무안타에 그치며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코칭 스태프를 든든하게 하고 있다. 해태 김성한 감독은 `바람의 아들' 이종범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김종국을 계속 톱타자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상대 선발과 선수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강동우, 박한이 등을 번갈아 톱타자로 기용하던 삼성도 최근에는 강동우가 톱타자로 나서는 빈도가 잦다. 강동우는 최근 팀이 6연승을 달리는 동안 4경기에 톱타자로 출장해 5할(22타수11안타)의 타율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갈수록 그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톱타자들을 전면에 세운 각 구단의 올시즌 막판 대공세가 기대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