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가 기다리는 섬마을,맑은 물에 얼굴이 비치는 강마을,열목어와 산천어가 뛰노는 계곡의 비경... 여행 작가 유연태씨의 "아주 특별한 여행"(성하출판,1만원)은 제목처럼 정말 특별한 길벗이다. 유씨는 아름다운 낙조와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보듬고 있는 군산 선유도,소매물도의 등대섬 등 여름 여행지부터 봄 가을 겨울의 숨은 절경까지 계절별 명소를 컬러사진과 함께 안내한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강원도 평창강 아시내 마을,정선아리랑의 애달픈 가락이 굽이치는 아우라지 강변과 골지천의 여량리,무지개와 뭉게구름 아래 송사리가 헤엄치는 섬진강 진메마을. 그의 발길 닿는 곳마다 정겨운 풍경화가 펼쳐진다. 누구나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되는 구례 산동골에서는 곽재구의 시 "꽃이 피어서/산에 갔지요//구름 밖에/길은 삼십 리//그리워서/눈 감으면//산수유꽃/섧게 피는/꽃길 칠십리"("산수유꽃 필 무렵-산동에서")를 읊조린다. 가을날 방태산 휴양림과 필례약수에서 만나는 단풍은 또 얼마나 고운가. 쌉싸름한 추억을 떠올리며 바라보는 겨울 바다와 고군산 열도의 해넘이 또한 가슴 설레는 광경이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명소도 담았다. "가을동화"의 양양 낙산,"내 마음의 풍금""태백산맥"의 장성,"번지 점프를 하다"의 태안. 책 뒷쪽엔 낭만의 기차역들을 안내했고 교통.숙박정보를 일일이 기록한 여행메모도 곁들였다. 특히 "가져올 것은 추억뿐,남길 것은 발자욱뿐"이라고 당부하는 작가의 마음이 애틋하다. 2년전 "우리는 오늘 그 바다로 떠난다"를 펴낸 그는 각 고장의 세세한 현장정보와 사람 사는 이야기,인문지리와 역사까지 아우르는 "한반도 여행백과사전"을 쓸 계획이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