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시장 성장세가 금년 상반기에 크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라면은 경기침체기에 오히려 판매가 는다는 말도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빙그레 등 라면 5사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총 5천9백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5천8백88억원보다 1.5% 가량 늘어난 수준에 그친 것이다. 라면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엔 전년 동기보다 8.9% 확대되는 높은 신장세를 보였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라면 성장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은 국내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상반기의 부진한 실적은 IMF 관리체제를 맞아 최악의 경기 침체기에 빠졌던 지난 98년에 전년동기보다 오히려 25% 이상 신장했던 것과도 크게 대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여파로 '서민식품인 라면은 경기가 나쁠 때 판매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속설도 이제 깨졌다는 것이다. 각 업체별 상반기 실적을 보면 농심은 2000년 같은 기간보다 시장점유율이 1.3% 가량 올라 66.2%(3천9백58억원)로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어 삼양식품과 오뚜기가 각각 11.4%(6백80억원대)로 비슷한 점유율을 보였고 한국야쿠르트(6.9%) 빙그레(4.1%)순으로 나타났다. 상반기엔 지난해 3위에 그쳤던 삼양식품이 오뚜기와 공동 2위에 올라 하반기에 2등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상품별로는 상반기중 봉지면이 전년 동기대비 0.5% 줄어든 반면 용기면은 7.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야외 및 레저활동 증가와 최근 붐이 일고 있는 PC방 등에서의 수요증가가 용기면 판매확대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따라 봉지면과 용기면의 매출 구성비는 2000년 상반기 73.7대 26.3에서 올 상반기엔 72.2대 27.8로 변화됐다. 상반기중 신제품은 농심의 무파마탕면을 비롯 총 15종류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 관계자는 "날씨가 선선해져 라면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가을철부터는 시장이 커지고 있는 용기면 수요 선점을 위해 차별화된 용기형태 및 소재의 개발과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