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를 보면 그날 아시아 증시를 예측할수 있다는 말은 이제 한물간 얘기다" 올해 들어서 아시아 증시와 미국증시와의 동조현상이 약화되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6일 보도했다. 올들어 지난 3일까지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1.39%, 나스닥 지수는 12.48% 떨어졌지만 한국증시가 18% 오른 것을 비롯해 방콕은 20%, 상하이 B주는 128% 상승한 것이 동조현상의 약화를 가리키는 단적인 예다. 지난 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를 제외하더라도 최근 몇년 동안 아시아 증시는 미국증시의 재판(再板)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 증시가 독립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지난해 3월부터 미국 기술주의 하락폭보다 아시아 기술주들의 하락폭이 더 컸기 때문이다. 미국보다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아시아 지역의 기술주들은 전체 증시에서차지하는 비중이 대폭 줄어들어 이젠 주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MSCI지수에 따르면 한국 증시에서 기술주들의 비중은 전년도 44%에서 32%로 대폭 줄어들었으며 골드만 삭스가 산정한 나스닥 동조지수 또한 지난 6개월동안0.7에서 0.6으로 감소했다. 1은 완벽한 동조현상을 의미한다. 기술주 비중 감소 외에도 지난해부터 세계 경제 침체가 시작되자 아시아 지역의각국 정부는 신속한 통화 평가절하나 금리인하 등 해외증시의 영향을 최소화 하기위한 조치들을 취해왔던 것도 동조화를 줄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정책을 실시해 상하이나 선전 증시는 올해 들어 100% 주가가 상승했으며 한국 경제는 올해 초부터 기업과 개인부문의 소비심리가 되살아나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아직 싱가포르나 홍콩은 동조현상이 심하다. 싱가폴과 홍콩증시는 미국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가가 올해 들어 10%가량 하락했다. 이들 국가들의 동조화가 큰 것은 금리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MSCI에 따르면 홍콩증시의 72%와 싱가포르 증시의 49%는 금융이나부동산 관련 주식들로 구성돼 있다.게다가 홍콩 환율시스템은 고정환율제다. 피델러티 인베스먼트 수석 투자사 케시 퍼거슨은 "동조현상이 약화되는 것을 구조적인 변화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측면이 있다"며 "다만 이런 현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이며 동조현상이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