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부진으로 인한 세계 D램 시장의 침체와 주가하락을 이유로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투자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5일 보도했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3위업체인 하이닉스 반도체는 지난달 12억5천만달러의 주식예탁증서(GDR) 발행에 성공함으로써 44억 달러에 이르는 부채상환 시기의 조정 뿐만아니라 부채에 대한 이자지급 등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GDR발행은 하이닉스에게 두가지 명암을 안겨줬다. 과도한 금융비용에 시달리던 하이닉스가 한숨을 돌릴 여유를 찾았지만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것. GDR발행가가 정해지던 지난달 15일 이후 하이닉스의 주가는 무려 37%가량 떨어졌다. 심지어 GDR의 주식 전환 첫날인 지난 6월 27일 하루 동안에 하이닉스의 주가는 7.5%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증시전문가들은 하이닉스의 주가가 바닥권에 거의 근접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수요 급감속에서 하이닉스의 실적 호전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대상으로 분류하길 주저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하이닉스주는 위험성이 높다"며 "수요부진으로 D램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얼마나 빨리 하이닉스가 이익을 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 데이터 퀘스트는 올해 세계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보다 55%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 반도체 산업이 올해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또 반도체 시장이 2003년까지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수요 부진 이외에도 하이닉스 GDR의 주식 전환이 대량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하이닉스 GDR은 본래 주식가보다 24.5% 할인된 가격에 발행되었는데, 이는 하나의 GDR로 5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이닉스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현재 지난달 발행된 GDR 가운데 25%가량이 주식으로 전환한 것으로 추산됐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가하락은 할인 발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며 하이닉스의 GDR은 단기 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등에게 많이 팔려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하이닉스의 자금사정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났으나 아직 충분치 않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D램 시장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시 점증하는 자금수요로 인해 다시금 경영 압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 삭스 홍콩지사 기술 연구소장 조너던 로스는 "하이닉스는 올해에는 경영상 압박을 받지 않을 것이지만 내년에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비로 2-3조원 가량의 자금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매출 8조7천억원에 3천70억원의 이익을 냈던 하이닉스는 올해 공장 시설 개선비로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반면 삼성은 5조3천500억을 투자할 예정이다. 하이닉스는 그러나 올해 1.4분기에만 이미 1조8천억원의 매출에 5천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골드만 삭스는 하이닉스가 올해 1조8천억원, 내년 1조원의 적자를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D램 시장의 전망이 부정적인데다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부 펀드매니저들은 포트폴리오상에서 제외시키고 있어 하이닉스의 앞날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하이닉스가 기술과 생산능력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반도체 가격과 하이닉스의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기 때문에 올해 4.4분기부터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