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기업들의 주가가 세계 주요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한국기업들의 지배구조.기업회계의 불투명성 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증권거래소는 5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내 상장기업 주가의 적정평가 여부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증시 정보제공기관인 '데이타 스트림'이 국제증권거래소연맹(FIBV) 회원국의 거래소 기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6월27일 기준한국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4.5배로 선진국 평균인 27.6배의 52.5%에 불과했다. 또 이머징마켓 평균 19.7배의 73.6%에 그쳤다. 나라별로는 한국의 PER가 14.5배였으나 미국은 22.2배, 일본 77.0배, 영국 20.8배, 홍콩 17.8배, 멕시코 16.6배, 중국 44.9배 등이었다. 이와 함께 증권거래소가 주요국의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PER를 조사했더니 한국은 12.7배에 머물렀다. 그러나 미국은 32.18배, 일본 89.58배, 홍콩 22.05배, 대만 15.23배, 싱가포르 22.01배 등으로 한국보다 높았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을 보면 한국이 1.57배로 미국 10.96배, 일본 3.72배, 홍콩 3.85배, 대만 3.22배, 싱가포르 3.79배보다 훨씬 낮았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한국이 13.99%로 일본의 6.08%보다 높았지만 미국 28.98%, 싱가포르의 22.39% 보다는 낮았다. 이와 함께 반도체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의 PER는 6.5배로 경쟁사인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19.2배, 인텔 25.1배, 일본 NEC 127.5배, 대만의 타이완세미콘 16.46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 조강능력 세계 2위인 포항제철의 PER는 5.88배로 경쟁사인 일본의 신일본제철 72.22배, 미국의 알로카 23.40배, 대만의 차이나스틸 12.38배에 비해 낮았다. 아울러 최근 10년간 한국경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8%로 세계경제 평균인 151.9%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 기간 한국증시는 27.5% 떨어져 세계주가가 평균 300.2% 오른 것과 대조적이었다. 한국 기업들이 저평가돼 있는 요인으로 증권거래소는 ▲낙후된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관행 ▲불투명한 기업회계 ▲협소한 증권시장 ▲홍보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부족 ▲CEO(최고 경영자)에 대한 낮은 보상 등을 꼽았다. 황성윤 증권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국내주가는 절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면서"기업의 지배구조 개선 등 주가상승 장애요인이 제거될 경우 국내 증시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기자 keun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