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Week 본사 독점전재 ] 전세계적으로 경제 지표들이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침체에 들어서기 일보직전 상태인데다 아마도 일본과 멕시코는 이미 침체의 늪에 풍덩 빠져버린 듯 하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도 하이테크 상품에 대한 수요 둔화로 허덕거리고 있다. 게다가 그나마 든든하게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유럽 경제마저도 최근 급속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럽 경제의 대들보로 불리는 독일 경제가 말이 아니다. 경제연구기관인 Ifo가 조사하는 독일의 기업 체감경기지수는 지난 4월 92.5를 기록해 2년만의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또 키엘 세계경제연구소(IFW)는 최근 독일 경제의 성장전망을 당초 2.1%에서 1.3%로 크게 낮추면서 이 전망치를 달성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독일은 노동시장 경직성,유로화에 비해 고평가된 마르크 등 구조적인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렇듯 우울한 뉴스들이 판을 치는 가운데 유독 찬란한 빛을 내뿜는 곳이 있다. 바로 중국이다. 몬트리올 소재의 투자전문지인 뱅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의 이코노미스트 첸 자오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현재 호황의 초기 단계에 들어서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의 국내 경제는 힘차게 쭉쭉 뻗어나가고 있다. 소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소매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9%내지 10% 정도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물가도 비교적 안정된 편이다. 지난 수년동안 중국은 디플레이션에 시달렸다. 장래에 불안을 느낀 중국인들이 워낙 돈을 안 쓰는 바람에 나타난 소비 위축 현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다. 또 금리도 낮고 임금 인상률도 높지 않는 반면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어 소비자 신뢰지수가 기록적인 수준에 다다를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체 국가 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중국의 민간 섹터가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산업생산은 무려 20% 이상 증가세를 타고 있다. 대부분 아시아 신흥경제국들이 수익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민간기업들은 지난해 초부터 가파른 수익의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활력을 제공하는 주 원인은 외국인 투자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활발해진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엔 4백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불어났다. 또 새로운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된 계약건수도 올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중국 경제가 마냥 장밋빛 일색이란 얘기는 아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불완전한 정부의 금융 개혁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많은 이들이 수출 중심의 구조 때문에 중국이 세계 무역 둔화에 대해 너무 취약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심각한 수준일까. 일부 경제학자들은 금융권 개혁이 완벽하진 않지만 악성부채 등 최악의 골칫거리들이 이미 해결됐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민간 부문이 이제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으로 금융기관의 대출보다는 주식시장에 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개선된 여건으로 꼽는다. 무역의존적인 구조에 대해서도 이들은 일단 걱정을 놓으라고 말한다. 중국의 수출 품목들이 가격과 부가가치가 비교적 낮은 생활용품 위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경기 둔화에도 덜 민감하다는 게 이러한 주장의 근거다. 한국이나 대만에 비해 노동력이 10분의1도 안 될 정도로 싸다는 장점을 살려 중국은 계속 시장점유율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래서 현재 일본보다도 대미(對美) 무역흑자 규모가 더 크다. 올해 초 연속으로 월 10% 이상의 성장률을 자랑하던 중국의 수출 규모는 미 경기둔화의 파장으로 지난 5월 겨우 3.5% 성장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연간 6백8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올해 말께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하면 '차이나붐'이 일어날 때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 ◇이 글은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실린 'A golden age for China'를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