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는 세계적 자동차 부품업체인 독일 보시(Bosch)로부터 디젤엔진에 들어가는 '커먼레일 시스템' 6만대 가량을 추가 공급받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로써 올해 모두 12만대의 커먼레일 시스템을 확보,국내외에서 급증하고 있는 '저(低)매연·고(高)효율'의 디젤차량 수요에 부응할 수 있게 됐다. 커먼레일 시스템은 디젤의 매연을 줄이고 연비효율을 높일 수 있는 부품으로 완전 상용화한 업체는 세계적으로 보시밖에 없다. GM 계열의 델파이와 지멘스 등도 개발이 완료단계에 있으나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는 못했다. 현대차는 당초 디젤엔진 수요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연간 6만대 정도를 주문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시장에 나온 커먼레일 방식의 디젤엔진을 장착한 싼타페와 트라제XG가 날개 돋힌 듯 팔리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게다가 유럽에 디젤 열풍이 불어 이 시장 공략을 위해선 수출차량에 커먼레일시스템을 장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실제 올해 현대차의 유럽판매는 지난해에 비해 15% 가량 줄어들었으며 이는 환율과 함께 디젤엔진 차량 부족이 주요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차는 보시가 처음엔 추가공급에 난색을 보여 애를 먹었다는 후문이다. 보시측은 각국 자동차업체들이 커먼레일시스템을 받기 위해 줄을 서있는 데다 생산계획이 연간 베이스로 이미 결정돼있어 현대차에만 물량을 늘려주기 어렵다고 밝혀왔다는 것. 현대차는 이 시스템을 받지 못할 경우 국내 디젤수요는 물론 유럽수출에도 큰 지장을 받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최고경영층이 보시와의 협상을 통해 올해 12만대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