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정보통신 장비업체 알카텔이 내년말까지 전세계 생산시설의 90%인 1백여개 공장을 매각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다. 세르주 취릭 알카텔 회장은 26일 런던에서 열린 월스트리트저널 주관 경제 세미나에서 "알카텔은 2002년말까지 세계 각처의 1백20개 생산공장을 12개 수준으로 줄여 '공장없는 기업'(fabless)으로 변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취릭 회장은 "다른 회사에서 제조할 능력이 없는 알카텔 특유의 생산활동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아웃소싱할 계획"이라며 "특히 연구개발(R&D)과 마케팅 전화 서비스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알카텔은 해저 광섬유장비시설과 광네트워크공장,신제품 생산에 특화된 공장 등은 남겨두고 나머지 공장들은 관련 제조업체들에 아웃소싱 방식으로 넘기거나 매각할 계획이다. 알카텔은 지난달 미국 루슨트테크놀러지스와의 합병 실패와 기업경영 실적악화 발표 이후 전면적인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규모에 있어서 예측을 능가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알카텔은 루슨트테크놀러지스 인수 실패 직후 악화된 통신시장 상황과 과도한 구조조정 비용으로 올해 2분기에 30억유로(25억6천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휴대폰과 기업체 네트워크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알카텔은 "이번 사업구조조정으로 인해 프랑스에서는 대대적인 인력감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감원예상 규모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최근 알카텔은 프랑스 라발 휴대폰 공장을 싱가포르 플렉스트로닉에 매각,신형 모델 생산을 플렉스트로닉에서 아웃소싱하기로 했으며 종업원들에게는 2만5천프랑의 외부 전출 보너스를 지불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