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가 지난 봄 공영성 강화를 내세우며 프로그램 개편을 단행했으나 주말 오락 프로그램은 여전히 스타신드롬조장,비슷한 유형의 프로그램 남발,인기 연예인들의 겹치기 출연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실련 미디어워치는 12일 '거기서 거기의 오락프로그램!-봄개편 이후 방송3사 주말저녁 오락프로그램 분석'이라는 모니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각 방송사의 프로그램들은 청소년들에게 스타신드롬을 조장하거나 남녀의 만남을 웃음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MBC '목표달성 여러분의 토요일'의 '악동클럽'과 SBS '초특급 일요일 만세'의 '영재육성 프로젝트 99%의 도전' 등은 평범한 청소년들을 카메라 앞으로 끌어내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프로그램으로 꼽혔다. MBC '악동클럽'의 경우 고교생들을 중심으로 지역예선과 본선을 거쳐 선발된 학생들을 H.O.T를 능가하는 스타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BS '영재육성 프로젝트 99%의 도전'은 13세의 량현 량하를 연예인으로 키운 가수 박진영이 구슬기라는 10세의 여자 아이를 스타로 만들어 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프로는 청소년들에게 연예인들의 화려한 모습만 부각시키고 이들에게 숨어있는 다른 재능을 발굴할 기회를 빼앗아간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실련은 또 오락 프로들이 남녀간의 문제를 지나치게 희화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SBS '토요일은 즐거워'의 '리얼 러브스토리 남과 여'와 KBS '쇼 여러분의 토요일'의 '맞선 임파서블'은 평범한 외모의 남성이 미모의 여성과 맺어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외모가 남녀의 만남에 장애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을 표방하고 있지만 오히려 외모 컴플렉스를 더욱 부각시키면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라는 식의 왜곡된 남녀관계를 조장하고 있다고 경실련은 비판했다. 경실련은 이와 함께 유재석 강호동 강병규 클놈 PSY 등 인기 개그맨들이 2개 이상의 주말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어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고 지적했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