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은 한 때 직원과 기업, 주주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마법의 지팡이"였다. 월급을 덜 받더라도 언젠가는 스톡옵션으로 떼돈을 만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직원들은 더욱 열심히 일했다. 기업들도 막대한 금액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었다. 주주들은 스톡옵션을 받은 직원들이 더 열심히 일해 주가를 끌어올려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폭락으로 장점들이 빛을 잃어가면서 스톱옵션의 "어두운 면"들이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 우선 옵션가격 재조정으로 스톱옵션제의 취지이자 가장 큰 장점인 근로의욕 고취효과가 훼손되고 있다. 직원들이 실적이 저조해도 회사의 배려로 피해를 보지 않게 되면서 일할 동기를 상실하고 있는 것. 피델리티 매니지먼트&리서치의 자문역인 에릭 로이터는 "기업들이 규칙을 손쉽게 바꿈으로써 수익을 실적에 연계하는 옵션제의 취지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아마존닷컴, 리얼네트워크스, 스프린트를 비롯한 70여개 회사들이 옵션가격을 재조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일부 투자가들은 이같은 행동들이 축구게임중 골대를 옮기는 것과 같다고 꼬집는다. 많은 직원들이 자신의 욕심이나 무지 또는 위험스런 투자전략을 부추긴 브로커 탓으로 세금 청구서, 빚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결같이 스톡옵션행사로 구입한 주식 매각을 주저하던 이들 직원들은 주가가 폭락한 뒤에 세금을 지불할 돈마저 없을 정도로 큰 손실을 보고 있다. 스톡옵션으로 인한 기업들의 감세효과도 당초 기대보다 작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몇년 동안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때 상당한 감세효과를 봤다. 하지만 주가폭락으로 옵션을 행사하는 직원들이 적어지면서 이러한 장점도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야후의 옵션관련 세금 감면 규모는 지난해 1분기 4천7백60만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2백10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주주들도 옵션으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기업경영연구단체인 투자자책임연구센터 수석연구원 드류 햄블리는 지난해 22%의 주주들이 옵션제도에 대해 반대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1997년에는 3개의 옵션계획이 주주들에 의해 좌절된 반면 작년에는 10개의 옵션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스톡옵션제를 완전히 폐지하자는 주장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이러한 "황금 수갑"은 인재들을 모으거나 회사에 머무르게 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 정리=국제부 inter@hankyung.com ] ---------------------------------------------------------------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존스사의 트레이드마크로 이 기사의 소유권은 다우존스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