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시간만의 법무장관 경질은 한마디로 해프닝이다.

검증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고 핵심적인 부처를 맡을 국무위원을 임명하는 것인지,도무지 이해할 길이 없다.

여당내에서도 안동수씨를 누가 추천했는지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모양이지만,추천자는 물론이고 인사관련자료를 담당하는 청와대 참모들도 책임을 물어 마땅하다.

인사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이른바 ''충성문건''파문에 관계없이 안씨는 장관으로 기용되지 않았을 것이 확실하다.영등포 상가에 3백90개의 점포와 전국 각지에 40여건의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서 의료보험과 관련,월소득을 1백86만원이라고 신고한 사람인줄 알았다면 사회기강을 다루는 장관으로 발탁했을 까닭이 있을 리 없다. 바로 그런 점에서 안동수 해프닝은 정말 심각하게 생각할 점이 있다.

부동산소유상황 소득신고액 등 즉각 파악할 수 있는 자료조차 제대로 챙겨보지 않고 법무장관과 같은 중요한 인사를 단행한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점에서 그렇다.

대통령을 지근(至近)에서 보좌하는 관련 참모들은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지금까지 다른 인사도 이런 꼴로 해왔기 때문에 그 타성이 결국 이번 해프닝을 결과한 것은 아닌지,의문이 한둘이 아니다.

''깜짝쇼''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던 YS때와는 달리 이 정권 초기에는 인사에 앞서 여론의 검증을 받으려는 자세가 돋보였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YS때와는 모양새가 다를지 모르지만 어쨌든 깜짝쇼적인 인사가 잦아진 것도 분명하다.

지나치게 보안에 신경을 쓰다가 그런 꼴이 된 것인지,원인은 따져봐야겠지만 어쨌든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안씨에 겹쳐 오장섭 건설교통부장관이 친인척간 부동산 변칙매매와 관련,물의를 빚고 있는 것도 결국 이 정권의 인사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문제가 표면화한 이상 당사자인 오 장관이 의혹을 정직하고 확실하게 밝히고 진퇴를 분명히 해야할 것은 물론이지만,이런 유형의 물의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인사방식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이 제도화된게 언제인데 등록된 자료에 대한 점검 등 기초적인 검증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장관인사를 한단 말인가.

공감할 수 없는 인사가 어떤 부작용을 결과하는지는 길게 말할 필요도 없다.

철저한 검증을 거치는 등 인사방식 쇄신이 시급하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