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을 쓴 작가 조지 오웰의 전쟁소설 ''카탈로니아 찬가''(민음사)가 번역 출간됐다.

오웰이 스페인내전(1936∼1939)에 민병대원으로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불의에 항거하는 사람들의 실천적 저항을 그려낸 작품이다.

헤밍웨이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 스페인내전이 배경으로 다뤄졌다면 이 소설은 내전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 들였다.

스페인내전은 선거에서 승리한 좌파 성향의 공화파 정부가 토지개혁 등 혁명적 조치를 취하자 가톨릭교회와 군부 등 극우파가 프랑코 장군을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발발했다.

오웰을 비롯한 유럽각지의 지식인들은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기 위해 스페인으로 몰려들어 민병대를 결성하고 공화파 지지 대열에 동참했다.

이 작품은 카탈로니아 지역에서 공화파의 일원인 무정부주의자들이 귀족들의 토지를 접수하고 직접 민주주의를 시행하는 현장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모든 상점과 카페의 자산들이 집산화되고 부유층과 빈민층의 계급이 사라졌지만 그 평등한 세상은 공화파 파벌간 입장차와 음모로 인해 지속되지 못한다.

공화파들은 내전에서 승리하기까지 혁명을 일시 중단하자는 무정부주의자(CNT),부르주아국가 타도와 혁명완수가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는 극단적인 사회주의자(POUM),자본주의기반의 민주주의를 재건해야 한다는 우파 등으로 갈리면서 내홍을 일으킨다.

헤게모니를 쥐려는 공산당이 전략적으로 우파를 지지하면서 CNT와 POUM을 제거한다.

이는 공화파의 분열과 몰락의 길을 재촉한다.

내전의 승리는 결국 프랑코 장군에게 돌아간다.

오웰은 ''이데올로기를 벗지 못한채 서로 싸우기만 하고 왜 진짜 전쟁에는 몰두하지 못할까''라고 한탄하며 결말을 맺는다.

이 소설은 1938년 첫 출간됐다.

오웰은 후일 출간한 ''동물농장''(1947년)에서 러시아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적으로 드러냈고 ''1984년''에서는 전체주의의 종말을 묘사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