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양국 기업인들은 앞으로 양국간 통상무역분쟁을 ''소송''보다는 ''중재''를 통해 해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박용성(朴容晟)회장과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위샤오쏭(兪曉松)회장은 13일 오후 대한상의 중회의실에서 양국 정부관계자와 기업인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중.중한 민간경제협의회 제6차 합동회의"를 열고 경제교류 확대와 중국 서부지역 개발사업에 한국기업의 적극적인 참여 등을 골자로 하는 7개항의 공동성명을 채택,발표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양국 기업인들은 무역,투자,합작경영 등 각종 비즈니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해결을 위해 복잡한 절차와 많은 비용이 드는 소송을 가급적 자제하고 중재,조정 등 非소송 방식을 적극 활용하자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중국측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가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중재기구를 두고 있으며 90여명의 중재위원 대부분이 저명한 법률, 경제 전문가이거나 업무경험이 풍부한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고 밝히고 "양국기업이 계약 체결시 또는 쟁의 발생시 중국국제경제무역중재위원회에 중재를 요청하기로 약정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이 70년대부터 미국과의 분쟁해결에 활용하고 있는 ''공동조정'' 방식을 한중간에도 채택한다면 쌍방의 분쟁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성 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지난해 양국간 무역액이 처음으로 300억불을 돌파하는 등 92년 수교 당시보다 5배 가량 증대되는 등 상호간 3위의 무역대상국으로 성장하였다"고 전제하고 "중국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10차 5개년 계획, 서부 대개발 사업 추진, 산업구조 고도화 등 중국경제의 발전방향이 지식기반 경제의 구축을 향해 매진하는 한국경제의 발전방향과 궤를 같이하고 있어 향후 양국간 경제협력이 한단계 높은 수준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기업인을 대표해 연설을 한 위샤오쏭(兪曉松) 회장은 "중국은 제9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10차5개년계획을 통과시켜 고도성장의 플랜을 마련했으며, 조만간 WTO에 가입해 개혁과 개방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사업기회가 많은 중국시장에 한국기업이 적극 진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한국측에서는 구조조정기에 접어든 한중간의 경제교류 전망과 협력증진 방안, 중국정부가 야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중국 서부지역 개발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방안, 외국기업이 對韓 투자시에 제공되는 지원제도 및 정책에 대해 소개했으며, 중국측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10차 5개년 계획에 관한 소개와 한중간 무역 분쟁 해결방안, WTO 가입 이후 중국 금융업이 직면한 변화와 대응책 등에 대해 발표하는 등 양국간 경제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회의를 마친 중국경제사절단은 4박5일간의 일정을 마친 뒤 15일 이한할 예정이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

<>한중.중한 민간경제협의회 제6차 합동회의 共同聲明

1. 쌍방은 상호간 교역의 확대 균형관계의 발전과 투자 증진을 위해 양국 기업인들이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양 협의회가 양국 민간업계간의 경제교류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그간 추진해온 경제사절단의 상호 방문, 각종 경제관련 정보의 교환 등의 사업을 가일층 강화한다.

2. 한국과 중국 중서부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하여, 현재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서부 대개발 사업''에 한국기업의 참여가능성을 양측이 적극 모색하며, 양 협의회 내에 전문기구를 설치하고 구체적인 협력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3. 2001년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10.5계획 기간중 중국경제 발전의 가속화에 따른 설비투자와 대형프로젝트의 추진에 한국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중국측은 관계당국에 적극 건의한다.

4. 양측은 중국측의 對韓 무역적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에 주의를 기울이고, 쌍방간 무역이 호혜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

5. 양측은 무역, 투자 및 합작경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분규 및 애로사항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한다.

6. 양측은 환경보호, 첨단기술, 석유화학, 석탄, 철강 등 분야에서 양국 업계가 광범위한 협력을 전개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7. 제7차 합동회의는 2002년 양측이 편리한 시기에 북경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