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V(레저용차)시장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99년부터 RV붐을 주도해왔던 기아자동차의 단독 전성기가 끝나고 미니밴에서는 기아 카니발II,지프형에서는 쌍용자동차의 무쏘와 현대의 싼타페가 돋보이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3두 체제" 구축에 들어갈 태세다.

이에 반해 현대자동차의 신차 테라칸은 아직 검증받지 못한 단계이며 과거 미니밴 시장을 3분해온 기아 카렌스,대우 레조,현대 트라제XG 등은 급격한 판매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

LPG가격 인상,7인승의 승용차 분류 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카니발II의 고군분투=카렌스와 카스타 카니발은 기아자동차의 정상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 차로 평가받을 만큼 지난 2년간 눈에 띄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LPG가격인상 등의 요인으로 한창때 월간 8천대까지 올랐던 판매량이 카렌스는 2천대,카스타는 5백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2월초 새로운 모델이 나온 카니발II만 유일하게 3월 한달간 6천8백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 트라제XG도 2천대를 밑돌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미니밴 수요를 카니발II가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카스타와 카렌스 레조는 디젤엔진이 없다는 약점때문에 LPG차량의 인기하락과 동시에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트라제XG는 디젤엔진이 있다고 해도 수차례 리콜로 시장성을 이미 상실한 상태다.

이런 공백을 카니발이 신모델과 디젤엔진을 내세워 독점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오는 5월 국내 미니밴 가운데 최초로 미국으로 수출된다는 점도 카니발의 가치를 더욱 높일수 있는 계기로 작용될 전망이다.


<>무쏘의 선전과 싼타페의 인기지속=RV시장에서 미니밴 시대의 인기가 시들해지자 그 자리를 파고드는 게 지프형차다.

이 차들은 기본엔진이 디젤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디젤선호 성향과 맞아 떨어지고 있다.

또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승차감을 크게 개선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차는 역시 쌍용의 무쏘다.

3월 한달간 판매량은 모두 4천9백63대.

전체 RV시장에서 2위이며 지프형차 가운데는 단연 1위의 기록이다.

지난 2년간의 월간 최다판매 기록을 갱신한 것이다.

회사가 워크아웃 상태에 있고 언제까지 생산이 가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처럼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 내부에서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무쏘는 기본적으로 벤츠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는데다 최근 쌍용이 독자판매망을 구축하면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친게 판매호조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쌍용은 하반기중 무쏘보다 상위급 지프형차(Y-200,2천9백~3천2백cc)가 나오면 국내 지프형차 시장을 완전 석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중에서는 싼타페의 인기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달 판매는 3천7백54대.

지금도 계약이 꾸준히 밀려들고 있어 차를 인수받으려면 두달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싼타페는 현대자동차 스스로 "2~3세대 앞서간 디자인"의 차라고 말할만큼 뛰어난 디자인과 디트로이트디젤과 공동개발한 디젤엔진의 성능 등이 인기비결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는 이같은 내수 판매호조와 수출확대에 힘입어 현재 18만대인 생산능력을 24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나온 자사의 신차 테라칸과 겹치는 수요를 어떻게 조절할 지가 과제로 떠올랐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