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 오페라 ''시몬 보카네그라''가 국내 초연된다.

오는 13일부터 5월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리는 ''비바 베르디''축제에서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등과 함께 전막 공연된다.

국립 오페라단(단장 박수길)과 글로리아 오페라단(단장 양수화)이 베르디 서거 1백주년을 맞아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국내외 정상급 성악가와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한다.

''시몬 보카네그라''(4월25∼29일)는 14세기 이탈리아의 정치 격변기를 배경으로 총독 보카네그라와 그의 딸 아멜리아의 불행을 통해 인생의 내면을 통찰한 오페라.

1857년 발표된 이 작품은 베르디 오페라 중 가장 현실적이고 역동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배역 중 여성은 아멜리아 한명 뿐이고 나머지는 남성이며 그것도 세명은 저음 가수라는 점에서 전형적인 남성오페라다.

이번 공연은 원작의 느낌을 잘 살려내기 위해 이탈리아 정상의 연출가인 율리세 산티키와 지휘자 조르조 모란디를 초빙했고 무대장치와 의상 등도 이탈리아에서 수입했다.

보카네그라역에는 이탈리아에서 활동 중인 김승철과 우주호 그리고 전기홍 시립대 교수가 맡는다.

아멜리아역에는 김향란과 이지연이 캐스팅됐다.

개막작품인 라 트라비아타(4월13∼18일)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작품.

이탈리아 제노아 태생의 세계적 소프라노 루치아나 세라가 히로인 비올레타로 출연한다.

화려한 기교의 콜로라투라창법을 구사하는 세라는 EMI가 발매한 ''호프만 이야기''에서 올림피아역을 맡아 국내 팬들에게는 친숙한 인물.

국내 소프라노 신지화 이화영 등이 세라와 번갈아 출연한다.

상대역 알프레도는 테너 류재광 이원준 이영화가 맡는다.

세번째 작품 리골레토(5월5∼9일)는 중견연출가 장수동씨가 원작의 배경인 16세기를 현대 아시아로 바꿔 ''무너지는 아시아적 가치''를 표현할 예정.

원작의 만토바 공작은 다국적 기업 총수로,리골레토는 그의 비서로 각각 바뀐다.

리골레토의 딸 질다는 금권의 상징인 만토바에게 이용당하는 인물로 각색됐다.

이번 공연엔 총 17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다.

박수길 단장은 "시몬 보카네그라의 연출을 맡은 율리세 산티키는 이탈리아에서도 정상급 연출가"라며 "최고의 스태프와 성악가들이 참여하는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