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한 끝에 전날보다 소폭 하락했다. 월말효과를 기대해 하향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오전중 우세했지만 오후 들어 달러매수가 강하게 나오면서 낙폭을 줄였다.

시장참가자들은 여전히 달러매수가 편하다는 심리가 강하며 1,300원대 초반을 깨기어렵다는 것을 반증했다.

달러/엔 환율이 일중 환율변동을 지배하는 장세는 이어지겠지만 월말이라는 점 때문에 쉽게 달러사자에 나서기에도 부담감이 있어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1,300원대 초반에서는 매수세가 버티고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내일 1,305∼1,315원 범위 거래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00원 내린 1,309.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고점은 전날 마감가와 같은 1,310.50원이었으며 저점은 개장가인 1,305원이 그대로 유지됐으며 변동폭은 5.50원이었다.

오전중 하향조정되는 기미가 있었지만 오후 들어 시장포지션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식한 거래자들이 달러사자에 나서 장 후반들며 전날 마감가와 같은 수준까지 고점을 확대했다. 1,310원을 축으로 횡보하다가 이 선을 지키고자 하는 당국의지가 반영되며 아래쪽에서 마감됐다.

오전중 거래는 한산했지만 오후에는 결제수요가 집중되며 환율을 끌어올렸다. 분기말이란 점과 기준율보다 환율이 낮다는 점을 감안한 거래였다.

이날 환율은 달러/엔 환율과는 연결고리가 다소 끊어진 모습을 연출했다. 월말과 분기말이라는 요인이 겹쳐 방향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오전중 지나치게 포지션을 소진한 것이 달러되사기를 촉발시켜 낙폭을 크게 줄였다"면서 "내일도 장중 달러/엔 환율에 연동되겠지만 월말임을 감안, 달러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들쭉날쭉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122.60엔대에서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개장 초반 차익실현매물이 나와 122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달러 매수세와 닛케이지수 하락으로 122엔대 후반으로 올랐다. 그러나 오후 들어 다시 차익실현매물이 나오면서 122엔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증시는 이날 최근 급등에 따른 반발매도세가 강하게 나와 전날보다 1.62% 하락한 1만3,638.33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환율은 전날보다 5.50원 낮은 1305원에 거래를 시작, 거래직후 1,309원으로 반등하는 듯 했으나 오전 내내 1,306∼1,307원 범위에서 소폭 등락만 거듭하며 조정되는 양상을 보였다.

은행권은 달러매도에 주로 나섰다. 그러나 오후들어 역외세력이 단가관리용 달러매수에 나서고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인 은행권에서 서둘러 달러되사기로 환율을 끌어올렸다. 업체들도 기준율보다 낮게 형성된 환율로 인해 결제수요에 무게를 뒀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33억원, 276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국내 주가가 현대와 삼성 악재를 품고 전날보다 13.08포인트 낮은 532.90에 마감된 것도 시장심리를 다소 악화시켰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9억9,6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5,48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스왑은 각각 11억6,300만달러, 2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기준환율은 1,307.50원으로 결정됐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