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에 일본영화가 대거 쏟아진다.

지난 3일 ''쥬바쿠'' ''여우령'' ''하나코''가 개봉한 데 이어 10일 ''올빼미의 성(城)'',17일 ''비밀의 화원'' ''무사'',31일 ''아드레날린 드라이브''까지 7편의 일본영화가 이달 중 극장에 걸린다.

2월말 개봉했던 ''도쿄맑음'' ''생일선물'' ''아바론''까지 합치면 두달새 무려 10편의 일본영화가 국내 관객과 만나는 셈.

지난 한햇동안 개봉된 작품수(23편)의 거의 절반에 해당된다.

3월에 일본영화가 집중된 것은 통상 비수기인 2월까지 굵직한 영화들이 이어진 까닭.

2월초 개봉한 ''캐스트 어웨이''와 ''번지점프를 하다''같은 화제작들이 흥행경쟁을 늦추지 않으면서 스크린 사정이 예년과 달리 빡빡했던 탓이다.

따라서 2월에 예정됐던 개봉이 무더기로 밀렸고 역시 입학식 등으로 관객이 뜸한 시즌인 3월에 일제히 풀리게 된 것.

드라마 공포 무협액션 코미디까지 장르도 다양한 3월 개봉작 중 가장 주목받는 영화는 하라다 마사토 감독의 ''쥬바쿠''다.

일본 열도를 뒤흔든 금융스캔들을 소재로 부정부패에 맞서는 샐러리맨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수작.

''일본의 국민배우''로 불리는 야쿠쇼 코지가 주연했고 99년 일본내 23개 영화상을 석권했다.

사회고발적인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스릴과 재미를 놓치지 않았다는 평이다.

''하다코''(감독 즈수미 유키히코)와 ''여우령''(감독 나카다 히데오)은 공포영화다.

각각 여자중학교 화장실과 영화촬영장에 등장한 귀신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공포감은 약한 편.

일본 막부시대를 배경으로 한 닌자영화 ''올빼미의 성''(감독 시노다 마사히로)이나 사무라이 액션 영화 ''무사''(감독 후루하타 야스오)는 무협액션팬들에게 권할 만 하다.

우리영화 ''산전수전''이 원전으로 삼았던 ''비밀의 화원''과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는 경쾌하고 만화적인 감성으로 이름난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코미디다.

한편 일본문화 3차 개방후 일본영화가 무더기로 유입되고 있지만 흥행성적은 신통치 않은 편.

충무로 관계자들은 일본영화가 정서적 거리가 있는 데다 배우들이나 감독들의 지명도가 아무래도 떨어지는 만큼 큰 흥행성적을 거두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