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들이 좋아하는 골퍼는 물론 잘 치는 분입니다.

고생을 덜하기 때문이죠.

드라이버를 볼에 갖다대기만 하면 슁슁… 잘 날아가 페어웨이 한 가운데 이쁘게 안착하고 세컨드샷은 보나마나 ''나이스 온''이고,퍼팅라인 봐줄 필요도 없고….

그린에서 볼마크 보수하다 ''땡그랑'' 소리나면 ''나이스 파''라고 한마디만 하면 되니 너무 편하죠.

못치는 분은 상황이 다릅니다.

드라이버샷할 때 한순간도 볼에서 눈을 떼면 안됩니다.

세컨드샷의 경우 토핑날 때마다 클럽을 바꿔드려야 합니다.

그린에서는 3퍼팅,4퍼팅 마구 쏟아집니다.

그린보수에 정신없는데 퍼팅라인 봐주고 오르막 내리막 등을 얘기해 드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못 치는 분이 싫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분들과 같이 18홀을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전반 9홀보다 후반 9홀의 성적이 더 좋으면 제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 행복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어떤 손님은 토핑이 나면 캐디들이 힘들까봐 ''됐어 언니,그냥 이걸로 칠께''하면서 1백20야드 거리에서 5번아이언으로 치다가 그린을 오버하곤 하죠.

그러나 우리가 누구입니까?

캐디입니다.

캐디는 손님들에게 거리에 맞는 클럽을 교환해 드릴 의무가 있습니다.

''언니 힘들까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캐디들은 5번아이언으로 그린까지 가는 손님보다 거리에 맞는 클럽을 드려서 멋지게 온 시킨 분 봤을 때 직업에 긍지를 느끼고 보람을 찾는답니다.

다만 우리가 정말 싫어하는 손님은 매너가 안좋으신 분이지요.

예를 들어 내기골프하시는 분들.

내기손님들과 전 항상 트러블이 생깁니다.

어쩌다 볼이 산속으로 들어가 못찾기라도 하면 ''캐디가 뭐하는 거냐고.볼도 못보고…''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칩니다.

퍼팅라인 못본다고 잔소리하고 진행이 늦어서 홀아웃한 손님을 먼저 모시고 다음 홀로 이동하면 ''캐디가 손님 볼치는데 깃대도 안꽂고 그냥 간다''며 또 고래고래 코스가 떠나가라 고함이죠.

이런 분들에게는 절대로 거리나 퍼팅라인 제대로 안봐줍니다.

캐디도 인간인데 무시하고 얕보는 손님들에겐 잘 안해줍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캐디를 함께 플레이하는 동반자로서 존중하고 이해하면서 좋은 매너를 보여주신다면 캐디도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캐디는 손님하기 나름입니다''.

골프스카이닷컴 제공(www.golfsk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