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종교계율과 금기로 둘러싸인 프랑스의 외딴 마을.북풍이 몹시 불던 어느날 어린딸을 데리고 다니는 떠돌이 여인 비엔(줄리엣 비노쉬)이 바람과 함께 마을에 나타난다.

고대 마야 치료사의 핏줄을 이어받은 비엔이 파는 초콜렛은 신비한 치유력을 지니고 있다.

서로 "소 닭보듯"하던 부부에게 식었던 사랑을 불러일으키고,짝사랑을 이루어주며,수도원같던 마을에 떠들썩한 파티까지 열게한다.

초콜렛의 달콤함과 함께 마을에는 서서히 활기와 온기가 퍼져나간다.

"개같은 내 인생""길버트 그레이프""사이더 하우스"의 라세 할스트롬 감독이 만든 "초콜렛"(24일 개봉)은 관용과 자유의 미덕을 일깨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다.

관습과 체면을 앞세워 자유로운 본능과 인생의 즐거움을 억압하고 사는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기쁨을 차근차근 일깨워준다.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인간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은 덜할지라도 사랑스런 유머와 초콜렛처럼 달콤한 낙천적 인생관은 부담없이 즐길만 하다.

줄리엣 비노쉬(프랑스)주디 덴치(영국)조니 뎁(미국)레나 올린(스웨덴)등 각국의 일류 배우들이 보여주는 호연도 즐겁다.

어린 딸역은 4살때 "뽀네뜨"의 주인공으로 출연해 96년베니스 영화제에서 최연소 연기상을 수상했던 빅투아르 티비졸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