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 어카운트는 지난 75년 미국에서 처음 선보였다.

후튼(Hutton)증권이 증권사의 수수료 자유화 이후 약정수수료 감소에 따른 수익원 다변화차원에서 개발한 것이 효시가 됐다.

랩 어카운트는 그러나 80년대 후반까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다 90년대 들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87년 "블랙먼데이(주가대폭락)"이후 증권사들이 약정수수료 위주의 영업을 자산관리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서서히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연기금 뮤추얼펀드등 다양한 금융상품이 등장한 것이 랩의 성장 기반이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국의 랩시장은 지난 96년 1천4백억달러를 넘어섰으며 2년만인 지난 98년 2천6백억달러를 돌파했다.

93년이후 연평균 60%가량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의 랩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에 불과하다.

지난 99년 5월 닛코증권과 살로먼스미스바니가 공동으로 만든 GWCG(Global Wrap Service Program)라는 랩 상품을 선보였다.

그러나 전체 예탁자산에서 차지하는 랩의 규모는 극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국의 랩은 일반적으로 증권회사가 자산에 대한 수수료(fee)를 받고 개인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투자자문회사 소개,주문,증권예탁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크게 컨설턴트 랩과 뮤추얼펀드 랩으로 나눠진다.

컨선턴트랩은 증권사 직원이 고객의 투자목적에 맞춰 투자자문회사를 소개하는 상품이다.

뮤추얼펀드 랩은 복수의 뮤추얼펀드를 골라 고객의 투자목적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상품이다.

컨설턴트형과 뮤추얼펀드형의 비중은 각각 70%와 30%수준이다.

메릴린치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몇몇 대형 증권사가 컨설턴트형에서 약 9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게 메릴린치의 "컨설츠"랩이다.

우선 고객과 증권사가 계약을 체결한다.

그 다음 고객의 투자성향을 파악한뒤 메릴린치와 계약을 맺은 24개 투자자문회사 중에서 고객에게 알맞는 회사를 선택한다.

그후 투자자문회사가 직접 고객 자산을 운용(일임운용)할수도 있고 고객이 주문을 낼수도 있다.

고객들은 매월 거래보고서를 증권회사로부터 받는다.

이같은 서비스의 대가로 고객은 분기별로 자산총액에 대한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지급한다.

미국의 랩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뮤추얼펀드의 4%에 불과한 수준이다.

따라서 미국시장도 랩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품으로 성장했다고 하기는 어렵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