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나이웨이냐,박지은이냐''

두 기사가 세계 바둑여왕 자리를 놓고 12일 한국기원에서 제2회 흥창배 세계여자바둑선수권대회 결승 3번기 제1국에서 맞붙었다.

''반상의 여제'' 루이나이웨이 9단과 ''여자 유창혁'' 박지은 3단은 특유의 싸움바둑으로 치열한 난타전을 전개했다.

▶오후 4시 현재

바둑은 초반부터 대접전이었다.

백을 쥔 루이 9단은 좌하귀에서 흑집을 허용하며 중앙에 백세력을 형성하려 했으나 우하귀에서 패싸움이 발생한 것.

초반 패싸움은 이례적인 것으로 두 기사의 승부욕을 짐작케 했다.

박 3단이 우하귀 패를 이용해 중앙 하변쪽 백진 공략에 나섰다.

중앙과 하변에 등장할 백세력을 미리 차단하면서 중앙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루이 9단은 이에 물러서지 않으며 맞받아쳤고 좌변과 상변에 진지를 두텁게 쌓았다.

제1국 승부는 중원과 상변 전투에 따라 판가름난다.

두 기사는 승리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돌을 몰아가고 있다.

○…중국 CCTV 보도진이 결승전을 취재해 눈길.

루이 9단은 화려한 전적과 뛰어난 시(詩)로 중국 내에서 광범위한 팬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CTV의 루오홍얀 기자가 설명.

중국기원 소속 기사들이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르지 못한 것은 여류 강호들이 외국에서 살기 때문이라고 루오 기자는 분석했다.

○…검토실 기사들은 박 3단이야 말로 루이 9단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토종 여자기사라고 입을 모았다.

박 3단은 유창혁을 연상케 하는 호방한 기풍으로 관전자들을 즐겁게 해 팬들도 많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KBS바둑왕전에서는 조훈현 9단과 유창혁 9단을 연파해 4강에 진출했고 이로써 올 시즌 같은 대회 본선 시드를 따낸 것은 여자기사 중 드문 일이라고 평가.

승률면에서도 지난해 29승21패(58%)로 루이 9단을 제외하고 최고였다.

○…후원사인 (주)흥창 손정수 회장이 김태지 전 주일대사와 함께 대국장을 방문,선수들을 격려해 눈길을 모았다.

손 회장과 김 전 대사는 바둑애호가들로 손 회장은 아마 2단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

김 전 대사는 한국기원 이사를 역임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