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이 턱없이 모자라고 이사날짜가 임박했는 데도 환경이 좋은 새아파트만 찾으려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 벽산공인 조규철 사장은 최근 전세거래를 체결하기 힘든 이유 중 하나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기호 변화를 꼽았다.

물론 전세거래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전세물건 부족현상이지만 자금수준에 맞는 집을 구해줘도 주거환경이 조금만 나쁘면 계약을 꺼리는 사례가 많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조 사장은 "2∼3년 전만 해도 자금에 맞춰 무조건 전셋집을 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며 "최근에는 나름대로의 주거환경 수준을 정해 이에 꼭 맞는 아파트만 구하려드는 젊은 부부들이 많다"고 전했다.

올들어 가장 먼저 전세물건 부족현상이 나타난 곳이 강남·서초구 일대라는 점도 교통이나 편익시설 여가생활여건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풍조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 잠원동 강변공인 송한규 사장은 "중소형 아파트 전세 수요자의 60% 정도가 결혼한지 2∼3년 된 부부들"이라며 "이들은 한번 강남권으로 이사하면 좀처럼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얼마전 한 결혼정보업체가 미래의 주택수요자인 미혼남녀 2백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원하는 주택형태가 아파트라는 응답자가 무려 87.6%에 달했고 응답자의 41%는 가장 살고 싶은 지역으로 강남을 꼽았다.

앞으로도 편익시설이 잘 갖춰지고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의 아파트가 주택시장을 주도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는 조사결과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