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생물상은 다양한 편이지만 현재까지 조사된 동물은 1만8천여종이고,식물은 8천2백여 분류군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가 1998년에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43종,보호야생 동식물 1백51종을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나 공해와 개발로 매년 2백50~3백여종의 야생 동식물이 멸종돼 가고 있다는 환경단체의 섬뜩한 보고도 나왔다.

하지만 지금도 전국 방방곡곡에서는 생태계보전을 위한 노력이라기보다는 이용을 위한 개발이 여전히 진행중이다.

며칠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된 한국의 환경지속지수가 세계 1백22개국 가운데 95위로 하위에 머문 것은 충격적이다.

환경파괴없이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는 종합적 지표라지만 경제상태나 과학기술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얻었어도 환경오염 감축 노력과 동식물 종의 다양성에서 평균이하의 점수를 받은 탓이라니 환경정책을 재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정부가 북한과 협의를 거쳐 비무장지대를 유네스코의 접경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받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유네스코의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은 76년 처음 시작돼 현재 3백92곳이 지정돼 있으나 82년 지정된 설악산처럼 대부분 각국의 국립공원이고 접경 지역은 폴란드-슬로바키아의 타트라 지역 등 5곳 뿐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접경자연보호지역은 88년 59곳에서 97년 1백36곳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중남미에서는 무장투쟁이 끝난 뒤 접경자연보호지역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사람의 출입이 50년이상 통제된 비무장지대는 2천8백여종의 동식물과 희귀동식물 1백46종이 분포돼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접경생물권보전지역이 된다는 것은 군사적 대치지대가 생태적 평화지대로 변모해 남북교류와 협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유네스코의 협조를 얻어 생태계를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만 있다면 그처럼 바람직한 일도 없을 것이다.

유네스코 학계 환경부 통일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추진위원회를 구성,북한측과 협의해 나가는 적극적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