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국내 기업들의 e비즈니스를 돕기위해 고려대 경영대 이두희 교수와 PwC컨설팅코리아 최영상 사장을 초청,한국 기업의 e비즈니스 발전과제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이달초 가졌다.

산업부 박주병 차장의 사회로 열린 좌담회에서 이 교수는 "인터넷 이용 증가로 소비자의 힘과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시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전자상거래를 하면 거래가 투명해져 세금이 늘어날 수 있으나 경쟁.대량거래로 인한 비용절감효과가 더 크다"면서 e비즈니스의 효과를 강조했다.

좌담회 내용을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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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내 기업들이 e비즈니스를 하고 있지만 아직 정착 되지 않고 있습니다.

MRO(기업간접자재)업체들의 경우 우후죽순처럼 등장하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최영상 PwC컨설팅코리아 사장=국내 e-비즈니스 시장은 소위 닷컴기업의 주가 상승으로 형성된 측면이 강합니다.

무료 국제전화나 이메일 등을 서비스하는 업체들이 주가상승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했지요.

그러나 이들 기업 대부분은 투자 자본에 대한 결과물들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B2C(기업.개인간 전자상거래)기업들은 광고를 하거나 회원수를 늘리는데 급급했을 뿐 고객들의 충성도를 활용한 전략을 마련하지 못했지요.

<>이두희 고려대 교수=비즈니스의 핵심은 거래입니다.

e-비즈니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국내시장은 아이디어와 머니 게임의 각축장이지 않았습니까.

회원수가 늘어나면 거래가 자동으로 일어날 것으로 생각했지요.

또 솔루션등 인프라만 잘 갖추면 거래가 봇물처럼 터질 것이라는 착각에 빠졌지요.

이로인해 사업이 시장과 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들이 투명한 거래를 꺼리기 때문이지는 않습니까.

인터넷으로 거래하면 거래금액이 완전히 노출돼 세금을 더 내야하고 또 리베이트(거래보상금)같은 것도 기대할 수 없어서 이지는 않을까요.

<>최 사장=리베이트를 받을 수 없고 세금을 더 내야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인터넷 거래로 인한 구매비용 절감액을 생각해야 합니다.

온라인 경쟁 시장에서 대량구매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생각해야 합니다.

비용절감액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인터넷 구매에 나서야겠지요.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는 해외에서도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 원인이 있다고 보십니까.

<>이 교수=업체들이 시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기업간 거래는 기업과 개인간 거래보다 신뢰가 더 많이 형성돼야 합니다.

인터넷 시장은 변화가 빠르고 다양해 이를 신속하게 이해하는 시스템이 필요하지요.

<>최 사장=현재 B2B e마켓은 비즈니스 모델, 기술, 그리고 가치사슬의 네트워크화 측면에서 진화, 성숙의 단계에 있습니다.

이는 각 마켓플레이스들이 서로 연결되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는 하나의 과정이지요.

그러다보니 아직 B2B에서는 성공 사례를 찾기 힘들다고 봅니다.

-성공모델의 e마켓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겠군요.

그렇다면 현 단계에서 국내 기업들이 역점을 두어야할 부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최 사장=우선 B2B업체의 경우 참여회사들이 회사 지배구조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야합니다.

마켓플레이스를 주도적으로 운영할 회사를 정하면서 각사 이익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일이 진척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회사의 경영진이 구성되면 이들이 주도적으로 회사를 경영해 현재의 e마켓이 지니고 있는 약점들을 신속히 보완해 나가야 합니다.

또 가격 경쟁 위주 비즈니스 모델을 보다 가치 있는 부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고 고객 중심의 모델을 공급자도 가치 창출을 할 수 있는 윈윈 모델로 수정해야 할 것입니다.

<>이 교수=인터넷의 보급으로 소비자의 힘과 역할이 매우 커졌습니다.

안티사이트를 만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 회사를 공격하기까지 합니다.

과거와 같은 업무프로세스와 조직으로는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 되고 있지요.

기업들은 항상 시장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을 새로 짜야 합니다.

-인터넷시대를 맞아 새로운 마케팅관을 세워야한다는 말씀이시군요.

<>이 교수=그런 셈이지요.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인 상호작용성을 극대화한 관계 중심적인 새로운 인터넷 마케팅의 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품 가격 유통 촉진과 같은 4P 중심의 기존의 마케팅 믹스체계로는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새로운 체계는 컨텐트(Content), 몰입(Commitment),채널(Channel)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중심으로 한 4C중심의 새로운 마케팅 믹스가 필요합니다.

-국내 기업들이 요즘 CRM(고객관계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CRM은 잘 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이 교수=CRM이 구축되면 저절로 고객과의 관계가 형성된다고 착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CRM을 대부분 전산(MIS)담당 부서에서 추진하는데 마케팅 부서에서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시장의 신속한 변화에 대응해 나갈 수 있습니다.

<>최 사장=진정한 CRM은 아직 찾아 보기 힘든 실정입니다.

외국기업들은 자사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되는 고객이 있으면 끈질기게 메일을 보냅니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면 눈길도 주지 않지요.

국내 기업은 먼저 목표 고객의 영역과 범위를 확실히 설정해야 합니다.

관리해야 할 고객은 철저히 챙기고 그렇지 않은 고객은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물건을 파는 시점에서부터 애프터서비스 까지 모든 과정을 완전히 통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e비즈니스의 기반인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있습니다.

ERP를 구축하는 효과적 방법은 없을까요.

<>최 사장=무턱대고 ERP를 구축하지 말고 우리회사가 e비즈니스회사로 어떻게 변신해 나갈 것인지를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네트워크화된 경제에서는 큰 그림을 그리는게 중요합니다.

그런다음 하나하나 차근하게 접근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근들어 무선 인터넷 이용자들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무선인터넷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요.

<>이 교수=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없이 섣불리 접근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장미빛 전망에만 빠질게 아니라 무선 인터넷 시장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를 한 뒤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우리 나라 기업들은 앞뒤를 잘 살펴보지 않고 다른 기업이 하면 따라하는 속성이 있지요

-아리바 커머스원 등 외국계 솔루션업체들이 국내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 사장=외국업체들은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초대형사들입니다.

이들업체들과 똑 같은 용도의 제품으로 정면 경쟁해서는 승산이 없습니다.

외국업체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용도의 제품을 개발해 그들과 상호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봅니다.

정리=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