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앞으로 원화 환율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

물론 그 심정은 이해된다.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정책당국이 급락할 것으로 보았던 원화 환율이 새해 들어서도 좀처럼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부의 낙관적인 견해를 액면 그대로 믿고 수입결제와 해외송금을 미뤄왔던 기업과 국민들은 환율상승에 따른 손해는 논외로 하더라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자연 원화 환율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적으로 원화 환율은 대내외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대외적으로 다양한 변수가 원화 환율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요인분석(factor analysis)을 통해 보면 엔화와 미국증시 움직임,개도국 금융위기 논의여부에 따라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내요인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절대적으로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의 향방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수출과 같은 경상거래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국내외환시장에 유입되는 정도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해 준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외국인 주식 자금은 우리 경제여건·환율·주가면에서 제공하는 투자수익에 따라 결정된다.

현재 대외적으로는 원화 환율을 상승시킬만한 요인이 많은 상태다.

일본경제가 다시 둔화되면서 지난 주말에는 엔화 환율이 1백18엔으로 오르고 있고 개도국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증시도 이달들어 발표되고 있는 기업들의 4·4분기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옴에 따라 기조적으로 하락국면에 놓여 있다.

최근처럼 기금투자가 보편화된 시대에는 미국증시가 하락되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이 자국내로 환수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내적으로도 외국인들이 국내증시에 새롭게 투자할 만한 유인이 적은 상태다.

경제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3%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원화 가치도 거의 균형상태에 놓여 있다.

현 시점에서 외국인주식 투자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책과 같은 정책요인만이 유일한 방안이다.

따라서 대내외 경제요인만을 고려한다면 원화 환율은 달러당 1천3백원대 이상으로 상승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올 상반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부양책이 어떤 성격을 띠면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정책을 집권 마지막 무렵까지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주식인구가 4백50만명에 달하고 있고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증시와 건설경기를 부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정책수단으로 판단된다.

이런 정책요인으로 올 상반기에는 원화 환율이 달러당 1천3백50원 이내에서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후 원화 환율은 상반기에 추진한 경기부양책이 구조조정 효과와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여부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상반기에 추진한 경기부양책이 구조조정 효과와 경기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원화 환율이 1천4백원대로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차원에서 정책당국은 상반기에 경기부양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구조조정 효과와 경기회복으로 연결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따른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것으로 보인다.

그 시기도 가능한 한 앞당겨야 한다.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