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11일 "개혁으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면 기업들도 자신을 갖고 사업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이렇게 갈 때 국민이 신뢰하게 되고 소비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하간 증시는 활성화돼야 한다"면서 "증시를 활성화하려면 기업이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대회견장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경제문제를 포함해 정치 개각 남북관계 외교문제 등 국정현안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증시 활성화 대책과 관련,"증시 활성화에는 왕도가 없으며 정도만 있다"면서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증시 활성화의 첩경임을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철저히 4대부문을 개혁해 경제체질을 강하게 해야 한다"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기업은 개혁을 하거나 퇴출을 당하거나 둘 중의 하나"라고 말해 기업개혁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대통령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은 상충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에 대해 "구조조정이 기본이며 경기대책은 구조조정을 성공시키기 위한 보완조치"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개각 시기와 관련,"지금은 경제문제를 위해 숨가쁜 심정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한 뒤 "그 문제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며 확답을 피했다.

김 대통령은 "정부는 민주적인 강력한 정부로서, 원칙과 법을 준수하고 국민의 여론을 최고로 두려워하는 강력한 정부를 구성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야당이 김 대통령의 비자금을 거론하고 있는 데 대해 "안기부 예산을 선거에 사용한 사건의 초점을 다른 데로 가져가서는 안 된다"면서 "과거 5년 동안 나의 정치자금을 조사했지만 아무 것도 나온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또 구 여권에 대한 안기부 예산의 선거자금 지원 수사가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까지 미칠 가능성에 대해 "그 문제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사항인 만큼 대통령이라도 이를 얘기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은 내가 조건없이 평양에 갔듯이 조건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민과 일반 언론인 사이에는 언론의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이 상당히 높다"면서 "언론계 학계 시민단체 국회가 모두 합심해서 투명하고 공정한 언론개혁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