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하고 말랑말랑...로맨틱코미디 3편 개봉 .. '왓 위민 원트'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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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겨울 극장가가 따뜻해진다.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 세편이 나란히 스크린에 오른다.
한국영화로는 신년 첫 테이프를 끊는 전도연.설경구 콤비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가 나섰고 멜 깁슨 주연의 "왓 위민 원트"와 로버트 드 니로.벤 스틸러 주연의 "미트 페어런츠"가 맞붙는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감독 박흥식.제작 싸이더스 우노) 입행 3년차 은행대리 봉수(설경구).서른세살 노총각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지각한번 해본적 없는 "범생이"다.
꽉꽉 막히긴 했어도 누구보다 우직하다.
은행 건너편의 보습학원 강사 원주(전도연).스물일곱의 원주는 그런 봉수를 보며 짝사랑을 키워간다.
여자의 마음을 모르던 봉수는 어느날 은행안을 촬영한 녹화테이프에서 자신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원주를 발견한다.
남자는 아카시아잎으로 사랑을 점친다.
"이 여자다,아니다,이여자다,아니다"여자는 다르다.
"이 남자다. 이 사람이다. 이 남자다. 이 사람이다" 무덤덤한 일상에서 피어난 특별한 사랑."나도 아내가..."의 미덕은 우리네 일상을 막 떼어낸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솔로들이 전화할 상대가 없어 느끼는 외로움.노총각 노처녀들이 남들 청첩장에 받는 스트레스,믿었던 친구마저 결혼선언을 해버렸을때 느끼는 비애같은 세밀한 감정들이 유머스러우면서도 사실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사랑의 본질이 영원불변이어서인지 영화의 사랑이야기는 과거 많이 보았던 사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마술이 사랑의 매개체로 건재하고 비디오가 여전히 사랑고백의 도구로 쓰인다.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소박한 사랑을 건져올린 솜씨는 돋보이지만 특별함까지 얹어내진 못한다.
섬세한 디테일 묘사로 일상성을 획득한 대신 영화적 재미를 빼앗긴 셈."전.설의 커플"로 불리는 주연배우들이 자연스런 연기력을 과시했지만 봉수와 원주가 "전설의 커플"로 남기엔 매력이 약해 보인다.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감독 낸시 마이어스) 여자들은 모른다.
스트레스를 받았을때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실을.남자들도 모른다.
우울할때 무슨일이냐고 물어주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남녀차이를 다룬 존 그레이 박사의 "화성남자,금성여자"시리즈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만 남과 여의 생각차이는 시공을 초월한 미해결 난제다.
영화는 한 남자가 여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남성우월주의자이자 잘나가던 광고기획자 닉 마샬(멜 깁슨)은 여성동료 달시(헬렌 헌트)를 상사로 맞게 되면서 괴로움에 시달린다.
능력이 출중한 달시에게 번번이 밀리던 그는 어느날 욕실에서 감전 사고를 당한다.
다음날 아침 그의 귀엔 여자들의 속마음이 들려온다.
상사의 머릿속 아이디어를 훔쳐 출세가도를 달리던 닉은 어느틈에 달시를 사랑하게 됐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두사람앞엔 새로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말도 안되는 환타지지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득력이 빛을 발한다.
근육질 스타이자 터프가이의 전형이었던 멜 깁슨은 전에 보지 못한 귀여운 매력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얼굴전체가 벌개지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의 헬렌 헌트도 호연했다.
갑자기 허둥지둥 끝나는 마무리를 제외하면 유쾌하게 즐길 만 하다.
<>미트 페어런츠(Meet the Parents.감독 제이 로치) 남자와 여자의 밀고 당기는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구도다.
"미트 페어런츠"는 여기에 괴팍한 장인을 더했다.
남자간호사 그렉(벤 스틸러)은 사랑하는 여인 팸(테리 폴로)에게 청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녀의 부모를 만나 허락을 받는게 우선이다.
그런데 청혼 반지를 넣어둔 짐이 분실된 것부터 예감이 좋지 않다.
역시나 심상찮은 양반이 버티고 있다.
미래 장인감인 잭(로버트 드니로)은 그가 제일 싫어하는 고양이를 품에 끼고 산다.
흡연자를 혐오한다니 골초인 그로선 난감하기만 하다.
은퇴전 원예업에 종사했다는 잭에게 희귀한 화분을 선물로 내밀지만 알고보니 전직 CIA요원이란다.
팸을 사랑한다는 것 빼놓고는 공통점이라곤 없는 두사람의 관계는 시작부터 삐걱댄다.
안그래도 긴장한데다 불운까지 겹친통에 그렉은 실수연발이다.
성격이 완전딴판인 장인감과 사위감의 충돌과 소동은 끊임없이 웃음을 준다.
로버트 드 니로는 특유의 존재감으로 고집세고 강퍅한 장인역으로 훌륭하게 변신했다.
오물통 소동이나 화재사건등 에피소드들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과장된 감도 있다.
유태교-기독교간 갈등이나 "게이(게일로드의 애칭)퍼커"등 이름을 활용한 농담짙은 유머도 지나치게 미국적인 정서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충분히 공감을 끌어낸다.
사실 어느나라 아버지가 딸의 애인이 눈에 차랴.특히 과년한 딸을 둔 아버지나 "만만찮은"장인을 둔 사위들에게 더 재미있겠다.
미국에선 연속4주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로맨틱 코미디 세편이 나란히 스크린에 오른다.
한국영화로는 신년 첫 테이프를 끊는 전도연.설경구 콤비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가 나섰고 멜 깁슨 주연의 "왓 위민 원트"와 로버트 드 니로.벤 스틸러 주연의 "미트 페어런츠"가 맞붙는다.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감독 박흥식.제작 싸이더스 우노) 입행 3년차 은행대리 봉수(설경구).서른세살 노총각인 그는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지각한번 해본적 없는 "범생이"다.
꽉꽉 막히긴 했어도 누구보다 우직하다.
은행 건너편의 보습학원 강사 원주(전도연).스물일곱의 원주는 그런 봉수를 보며 짝사랑을 키워간다.
여자의 마음을 모르던 봉수는 어느날 은행안을 촬영한 녹화테이프에서 자신의 이름을 간절히 부르는 원주를 발견한다.
남자는 아카시아잎으로 사랑을 점친다.
"이 여자다,아니다,이여자다,아니다"여자는 다르다.
"이 남자다. 이 사람이다. 이 남자다. 이 사람이다" 무덤덤한 일상에서 피어난 특별한 사랑."나도 아내가..."의 미덕은 우리네 일상을 막 떼어낸 듯한 자연스러움이다.
솔로들이 전화할 상대가 없어 느끼는 외로움.노총각 노처녀들이 남들 청첩장에 받는 스트레스,믿었던 친구마저 결혼선언을 해버렸을때 느끼는 비애같은 세밀한 감정들이 유머스러우면서도 사실적으로 살아난다.
하지만 사랑의 본질이 영원불변이어서인지 영화의 사랑이야기는 과거 많이 보았던 사랑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마술이 사랑의 매개체로 건재하고 비디오가 여전히 사랑고백의 도구로 쓰인다.
일상의 구석구석에서 소박한 사랑을 건져올린 솜씨는 돋보이지만 특별함까지 얹어내진 못한다.
섬세한 디테일 묘사로 일상성을 획득한 대신 영화적 재미를 빼앗긴 셈."전.설의 커플"로 불리는 주연배우들이 자연스런 연기력을 과시했지만 봉수와 원주가 "전설의 커플"로 남기엔 매력이 약해 보인다.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감독 낸시 마이어스) 여자들은 모른다.
스트레스를 받았을때 가만히 내버려두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사실을.남자들도 모른다.
우울할때 무슨일이냐고 물어주는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남녀차이를 다룬 존 그레이 박사의 "화성남자,금성여자"시리즈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지만 남과 여의 생각차이는 시공을 초월한 미해결 난제다.
영화는 한 남자가 여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다는 상상에서 출발한다.
남성우월주의자이자 잘나가던 광고기획자 닉 마샬(멜 깁슨)은 여성동료 달시(헬렌 헌트)를 상사로 맞게 되면서 괴로움에 시달린다.
능력이 출중한 달시에게 번번이 밀리던 그는 어느날 욕실에서 감전 사고를 당한다.
다음날 아침 그의 귀엔 여자들의 속마음이 들려온다.
상사의 머릿속 아이디어를 훔쳐 출세가도를 달리던 닉은 어느틈에 달시를 사랑하게 됐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두사람앞엔 새로운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말도 안되는 환타지지만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설득력이 빛을 발한다.
근육질 스타이자 터프가이의 전형이었던 멜 깁슨은 전에 보지 못한 귀여운 매력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거나 얼굴전체가 벌개지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더없이 사랑스럽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의 헬렌 헌트도 호연했다.
갑자기 허둥지둥 끝나는 마무리를 제외하면 유쾌하게 즐길 만 하다.
<>미트 페어런츠(Meet the Parents.감독 제이 로치) 남자와 여자의 밀고 당기는 사랑은 로맨틱 코미디의 기본구도다.
"미트 페어런츠"는 여기에 괴팍한 장인을 더했다.
남자간호사 그렉(벤 스틸러)은 사랑하는 여인 팸(테리 폴로)에게 청혼을 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녀의 부모를 만나 허락을 받는게 우선이다.
그런데 청혼 반지를 넣어둔 짐이 분실된 것부터 예감이 좋지 않다.
역시나 심상찮은 양반이 버티고 있다.
미래 장인감인 잭(로버트 드니로)은 그가 제일 싫어하는 고양이를 품에 끼고 산다.
흡연자를 혐오한다니 골초인 그로선 난감하기만 하다.
은퇴전 원예업에 종사했다는 잭에게 희귀한 화분을 선물로 내밀지만 알고보니 전직 CIA요원이란다.
팸을 사랑한다는 것 빼놓고는 공통점이라곤 없는 두사람의 관계는 시작부터 삐걱댄다.
안그래도 긴장한데다 불운까지 겹친통에 그렉은 실수연발이다.
성격이 완전딴판인 장인감과 사위감의 충돌과 소동은 끊임없이 웃음을 준다.
로버트 드 니로는 특유의 존재감으로 고집세고 강퍅한 장인역으로 훌륭하게 변신했다.
오물통 소동이나 화재사건등 에피소드들은 지나치게 작위적이고 과장된 감도 있다.
유태교-기독교간 갈등이나 "게이(게일로드의 애칭)퍼커"등 이름을 활용한 농담짙은 유머도 지나치게 미국적인 정서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충분히 공감을 끌어낸다.
사실 어느나라 아버지가 딸의 애인이 눈에 차랴.특히 과년한 딸을 둔 아버지나 "만만찮은"장인을 둔 사위들에게 더 재미있겠다.
미국에선 연속4주동안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