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호황,하반기 불황"

올해 PC시장은 상반기와 하반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올해 상반기에 PC시장은 대호황이었다.

이 기간에 작년 한해동안 전체물량 2백만대에 육박하는 1백85만여대가 팔렸다.

그후 하강세에 접어들면서 지난 11월에는 대부분의 업체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마이너스성장을 할 정도로 극심한 침체기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전체적으로 올해 PC시장은 상반기 호조에 힘입어 60%라는 고성장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한자리수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특히 데스크톱시장은 마이너스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PC업체들은 신개념의 PC로 제품을 다양화하고 노트북 PDA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에 대비한 제품개발로 시장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계절패턴의 붕괴=전통적으로 PC시장은 4.4분기에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해왔다.

수능시험 방학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등 PC수요를 부추기는 여러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4.4분기에 69만5천여대가 팔려 40만대 수준을 기록한 다른 분기보다 30%이상 매출이 늘어났었다.

그러나 올해는 4.4분기 매출이 PC의 비성수기라는 3.4분기와 비슷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오히려 1.4분기 판매량이 93만8천대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PC업계에서는 하반기 PC시장의 침체는 계절적 패턴의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기 보다는 경기침체에 따른 필연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

<>양강구도 심화=삼성전자와 삼보컴퓨터의 양강체제가 점차 굳어지고 있다.

특히 삼보컴퓨터가 작년에 비해 약 10%포인트 가까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약진했다.

삼보컴퓨터는 행정전산망 시장에서 3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약세를 면치못하던 노트북시장에서도 10%안팎의 시장을 확보해 선전했다.

이때문에 LG-IBM 대우통신 현주컴퓨터 등이 모두 한자리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게 45%안팎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확고한 1위를 지켰다.

<>인터넷PC몰락=저렴한 가격과 정부의 품질보증으로 한때 시장점유율 28%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PC는 지난 3월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하면서 지난 9,10월에는 2%안팎으로 주저앉았다.

최근에는 월 2~3천여대가 팔리는데 그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다른 PC업체들이 가격인하를 단행하면서 인터넷PC의 가격차별화 정책을 무력화시켰기 때문이다.

현대멀티캡 등 인터넷PC업체들은 최근 보급모델을 2종에서 7종으로 늘리고 가격도 50만원대에서 2백30만원대로 다양화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불황=업계에서는 내년 데스크톱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반면 노트북과 PDA 등이 그나마 고성장을 지속해 전체적으로 한자리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다.

이때문에 업체들마다 신개념의 PC를 내놓고 노트북과 PDA 등으로 제품을 다양화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세계PC시장의 수요가 두자리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수출물량을 늘려잡고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