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장기간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철도차량통합법인 ''한국철도차량''을 현대자동차그룹에 넘기는 방안을 마련했다.

또 항공기통합법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삼성그룹에 인수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해당기업들은 "정부가 공식적인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내부적으로 전혀 수용태세가 안돼 있다"면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교통정리에 극히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19일 ''철도차량.항공기 통합법인 경영정상화방안 확정 및 사업구조조정 완료''라는 자료를 내고 "업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돼온 7개 업종의 사업구조조정(빅딜)이 완료됐다"고 발표했다.

산자부는 한국철도차량의 경우 산업은행이 갖고 있는 대우중공업의 한국철도차량 지분(40%)을 공동출자사인 현대차그룹 또는 한진그룹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또 현대 대우 한진이 이 회사에 빌려준 2백50억원은 출자전환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산자부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산은 소유 지분은 한 회사에 일괄 매각한다는 방침"이라며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추가지분 인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현대가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철도차량에 출자한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는 "대출금을 출자전환하기로 합의한 적이 없으며 대우의 지분을 넘겨받는 것도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국철도차량은 지난해 7월 법인이 설립됐으나 그동안 증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이 안되는데다 노사분규마저 심해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부는 "빅딜" 과정에서 삼성 대우 현대의 공동출자로 출범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삼성에 넘기는 방안을 마련, 삼성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회사가 미국 보잉컨소시엄과 1억6천만달러의 외자유치 협상이 깨진 이후 출자 3사가 1천억원씩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벽에 부딪치자 삼성 단독인수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빅딜법인의 경영정상화 시한에 몰려 무리한 방안을 내놓았다"며 "주인을 찾아주겠다는 정책방향은 맞을지 몰라도 이미 회사 가치가 떨어질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주식시장 등을 의식한 현대와 삼성이 선뜻 나서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호.김용준 기자 j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