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 500선은 바닥인가 아니면 또 다른 바닥으로 가는 중간지점에 불과한 것인가''

종합주가지수가 연중최저치를 오르내리면서 바닥권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지수 500선이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몹시 강하다.

500선 부근까지 하락하면 거의 예외없이 반등했던 최근의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

4일 500선을 간신히 지켜냈던 종합주가 지수는 5일에도 역시 오름세를 만들어냈다.

증시 일각에서는 IMF때보다 경제 펀더멘털은 우량한데 주가는 이보다 더 저평가돼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적 지표로 보더라도 바닥권 신호가 많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아직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IMF시절과 단순비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후퇴하는 대세하락기라는 점에만 의견일치를 보일 뿐 반등시기나 지지선의 유효성 여부는 주변여건의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고전적인 바닥의 조건=주식을 팔 만한 사람은 다 팔고 더 이상 시장에 기대를 걸지 않는 시점을 증시에서는 보통 ''바닥''이라고 칭한다.

이러한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는 지표로는 우선 거래량변화가 꼽힌다.

무엇보다 거래량이 급감하는 현상이 나타나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최근 들어 거래량은 2억주대로 줄어들었다.

20일 이격도,투자심리도,ADR(등락비율) 등 기본적인 기술적 지표도 침체권에 근접했다.

일반적으로 20일 이격도는 95%이하,투자심리도는 30%이하,ADR는 75%이하일 때 침체국면으로 분류한다.

김성노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들 세가지 지표가 지난 4일 모두 침체권에 가까워졌다"며 "이같은 현상은 지난해 이후 여섯차례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모두 단기 바닥권을 형성했다"고 말했다.

◆500선은 지지선인가=뚜렷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나스닥 시장 불안에 따른 외국인의 연이은 매도공세와 원·달러 환율상승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500선은 굳건히 지켜졌다.

연기금과 근로자주식저축 등을 통한 주식 매수세도 바닥을 다질 호재라는 평가다.

그러나 미국금융시장과 환율이라는 두 가지 변수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여야만 500선 지지가 가능하다는 것이 대다수 증시전문가들의 견해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대내외적인 여건이 악화되면 500선 붕괴도 불가피하다"며 "500선 이하에서는 올들어 장중 저점인 480선을 제외하곤 의미있는 지지선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저평가 논의=IMF시절에 비해 절대 저평가돼 있는 종목이 즐비하다는 것도 요즘 증시가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IMF때보다 현재의 경제상황이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그때보다 오히려 낮다는 점에서 주가상승이 기대된다는 논리다.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향후 전망에서도 이같은 잣대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IMF체제 이후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시가총액을 급격히 부풀렸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수 튜브투자자문 사장은 "IMF 당시 75조원에 불과하던 거래소시장의 시가총액이 현재는 1백80조원대로 불어났다"며 "주가분석시 이런 면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정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도 "주가가 종합주가지수 최저치때보다 하락한 수준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저평가상태로 볼 수는 없다"며 "해당 기간중 실적과 재무리스크가 어떻게 변동했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