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론이 어느 후보든 추잡한 법정소송을 벌이지 말고 결과를 깨끗이 승복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아무리 정밀한 재개표라도 오류가능성은 있고 패자는 의구심을 품기 마련이지만 패자는 깨끗이 재개표결과에 승복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누가 선거에서 이겼느냐가 아니라 누가 양보하고 선거결과에 승복할 것이냐가 국민과 국익에 더 중요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되자 공화 민주 양당은 "국민 환심사기 전쟁"에 나서고 있다.

재검표 피켓시위 소송등 모든 수단을 동원,앨 고어 후보에게 유리한 결과를 확보하기위해 공격적 자세를 유지했던 민주당은 1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카운티 등에서 실시되고 있는 수작업검표와 그 결과확인에 당의 역량을 집중시키겠다 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이같은 민주당의 전략수정은 "선거를 법원으로 끌고가는 것은 미국과 미국인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국민적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전략수정은 고어진영의 공격적 자세가 국가적 이익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줌으로써 고어 자신은 물론 민주당의 장래에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민주당 원로의원들의 조언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도 조지 부시가 확보하고 있는 우위를 국민여론을 통해 인정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돈 에번스 공화당 선거본부장은 "미국의 민주주의는 선거당일에 실시된 투표의 결과로 결정되는 것이지 어느 후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검표를) 계속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다"며 민주당의 계속된 검표요구를 겨냥했다.

워싱턴 특파원 양봉진 yangbongjin@hotmail.com